6월 첫주 주말에 1박 2일 일정으로 시댁 식구들과 여행을 다녀왔다. 워낙은 친정 식구들과 먼저 여행 얘기가 나오다가 6월 말부터 장마가 시작된다는 얘기에 친정 식구들과의 여행은 가을로 연기되고.. ㅎㅎ 이번 여행의 행선지는 강원도 정선. 갑자기 결정되는 바람에 정선이 괜찮은지 어떤지 생각할 겨를 없이 한번 가볼만 하다는 판단하에 급히 숙소를 예약하고 다녀왔다. 그런데 정선이 그렇게 멀 줄이야..... 일찍 출발한다고 생각했는데, 아침 7시 출발이 전~혀 이른 출발이 아니였다. 나에게 토요일7시는 꼭두새벽인데, 그건 나와 재열씨에게만 해당하는 얘기였나보다. 왠 사람들이 그렇게 일찍들 움직이는지, 초반부터 시속 10-20밖에 속도가 안나오니까 여행 시작부터 기운이 쭉 빠지는게.. 험난한 여행의 시작됨을 알리는 징후였던가.. ㅎㅎ 겨우 문막휴게소에서 시댁 식구들과 조인하고 다시 출발하는데, 앞장서신 아버님의 차가 우리가 계획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닌가..?? 알고 봤더니, 아버님은 워낙 다니시던 길로 방향을 잡으신 거였는데, 재열씨는 정선의 북쪽부터 여행하려고 계획하고 있던 터라 길이 완전히 달랐던 거다. 겨우 정선에 도착하긴 했지만, 예정했던 길보다 80km 정도 돌아왔다는 계산이 나오고.. 결국 레일바이크를 포기해야만 했을 때에는 아쉬움이 더 컸던 것 같다. 사전에 여행일정에 대해 서로 얘기가 되었음 좋으련만, 이젠 뭐 지난 일이니 추억으로 남을 이야깃거리 하나가 추가된 셈 치면 뭐 그리 나쁘진 않지.. ㅋㅋ 정선에 도착하기 전에 선암마을이라는 한반도 모양을 한 곳에 잠깐 들러 구경도 하고.. 막걸리를 파시던 아저씨의 친절한 설명도 기억이 나고.. 시멘트 공장의 위치를 중국이라 설명하며, 저곳에서부터 시작한 황사 때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얘기도 재미있었고.. 강물 색이 그 전날 내린 비로 완전 황토색이었던 게 한가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날 비만 아니였다면 바닥까지 다 보일정도로 물이 맑다는데.. 하면서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정선으로 고고~~!! 가도가도 끝이 없는 정선.. 결국 정선에 도착한 시간은 점심시간을 넘긴 시각이었다. 아침 7시부터 거의 쉼 없이 운전했으니, 그때까지의 운전시간은 약 6-7시간.. ㅡㅡ;; 힘들만도 한데, 워낙 착한 우리 재열 씨 힘든 내색 없이 우리를 안내하던 모습이 보기 좋았다. ^^ 점심식사는 정선 시내에 있는 동광식당에서 황기족발과 정선의 유명 먹거리라는 콧등치기 국수를 먹었다. 족발이야 워낙 잘 안먹던 음식이라 맛의 비교대상이 없지만, 워낙 배고픈 상태에서 먹어서인지 맛있게 여러 점 집어 먹었고, 콧등치기 국수는 재밌는 이름 때문에 기대했었는데, 설명하자면 메밀로 만든 온면 정도..? 칼국수 느낌이긴 한데, 면발과 육수를 메밀로 만들어서 약간 다르다. 워낙 맛있어서 후루룩 먹다보면 면발이 콧등을 쳐서 콧등치기 라는데, 난 뭐 그정도로 맛있는 줄은 모르겠던데..암튼 이름 하나는 잘 지은 것 같다. 신기한 이름 때문에 면 요리를 좋아하는 이라면 한번은 먹어보고 싶게 만드니까 말이다. 긴 여정으로 인해 축적된 배고픔과 허기를 족발과 콧등치기 국수로 해결하고, 그 다음 향한곳은 아라리촌. 쉽게 설명하면 정선의 민속촌이다. 잔디마당에서는 판소리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고, 일부 초가집(?)은 숙박하면서 체험할 수 있도록 개방된 곳도 있었다. 옛날 초가집은 이렇게 생겼구나 하고 구경하는 것 까진 좋지만, 거기서 하루를 묵으라고 하면, 난 아마 못하겠지?? 흐흐 그리고 또 한 가지 재밌었던 것은 양반과 일반 상민들에 대해서 해학적으로 풀어놓은 이야깃 거리들 이었다. 양반이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여러가지를 제시하고 있었는데, 예를 들자면, 양반이 되면 쉽게 놀면서 상민을 부려먹을 수 있다??? ㅋㅋ 실제 있었던 일인지는 확인이 안되지만, 가난한 양반이 돈 많은 상민에게 양반직을 팔면서 일어난 해프닝을 실제 모형을 통해 묘사한 것도 구경할 만 했고.. 실제로 움직이는 물레방아를 신기해하며, 다음 행선지인 레일바이트로 고고씽~!! 레일 바이크를 못탈 확률이 약 95%임에도 혹시나 하는 5%의 기대감에 우리는 정선의 북쪽으로 약 40km를 달렸다. 역시나 전회 매진이라는 팻말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는 혹시나 취소하는 사람이 있진 않을까 하고 30분 가량을 매표소 근처에서 방황하다 결국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다음에 정선에 오게되면, 꼭 미리 예약하고 레일바이크를 타보자고 그 당시에는 다짐했지만, 정선을 다녀온 지금 마음으로는 정선을 다시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ㅋ (정선이 워낙 멀고, 가는 길이 좋지 않기 때문에... ㅠ.ㅠ) 다음 행선지는 레일바이크 근처의 오장폭포. 북쪽으로 쉼없이 달려온 40km를 100% 다 보장해줄만큼은 아니였지만, 워낙 폭포를 좋아하는 지라 시원하게 내려오는 물줄기는 먼 길을 달려온 우리에게 작은 기운을 북돋아 주기에 충분했다. 아버님의 재채기와 함께 기억 될 오장폭포를 뒤로하고, 다음 행선지로 고고~~~ 한참을 남쪽으로 달려 도착한 곳은 아우라지. 이름은 익숙하지만, 여기가 대체 뭐하는 곳인가 하면 생소할만한 이 곳은 강을 사이에 두고 님을 만나러 가지 못하고 그리워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사연이 있는 곳으로, 작은 정자가 하나 있고, 약 10km 폭의 강에는 작은 배가 손님을 태우고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배를 젓는 아저씨를 보니 제주도의 테우가 생각나서 한번 타볼까도 했지만, 쇠소깍 만큼의 감흥은 없는 것 같아서, 그냥 구경만 하고 패스~ 이제 드뎌 기다리고 기다리던 숙소로 고고!! 숙소는 내가 주로 이용하는 호텔패스(http://hotelpass.com/)를 이용했다. 여러 곳을 비교했을 때 가격도 저렴하고, 빠른 예약 때문에 내가 선호하는 곳인데, 이번에도 호텔패스의 빠른서비스에 대 만족하고, 숙소인 선데일 리조트도 이용해 보지는 않았지만, 좋은 후기들이 있어서 매우 기대를 하며.......... 레일바이크에서부터 따지면 60km가 넘는 거리라서 정말 열씨미 달리고 또 달려서 저녁 무렵에 겨우 도착했다. 아무래도 이용해 본 숙소가 아니기 때문에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제한된 정보와 몇몇 사람들이 남긴 후기에 의존해서 숙소를 정할 수 밖에 없는데, 오픈한 지 얼마 안됐고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다는 평들이 많아서 아무 망설임 없이 이 곳으로 예약했는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음,, 생각보단 실망이었다. 내 기대가 높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방이 너~무 작았다. 인터넷으로 예약할 때 확인한 바로는 5인이 이용할 수 있는 32평의 가족룸이라기에, 넓은 공간을 예상했는데, 이건 성인 다섯이 서니 꽉 차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작았다. 방 두개에 욕실 하나인데, 방 두개는 그래,, 잠만 자는 곳이니까 작아도 좋다 이거야, 근데 가족 룸이면 최소한 거실은 넉넉하야 되는 거 아냐? 두런두런 앉아서 얘기라도 할라치면,, 근데 부억이랑 같이 붙어있는 구조인데도 성인 다섯이 거실에 다 모이면 정말 꽉~찬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 32평의 기준이 대체 뭔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다른 곳도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성인 5인이 이용하는 공간이라면서 두벌밖에 없는 수건은 뭐며, 다 일일이 설명할 수 없는 디테일들에서의 아쉬움 등..아쉬움이 좀 많이 남았다. 물론 아버님 어머님 모두 괜찮다며, 이용하는 데 큰 불편 없으니 좋다고는 하시는데 예약한 사람으로써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드는게... ㅠ.ㅠ 사진이 많지는 않지만, 몇장 올려보면,, 이건 둘째 날 화암동굴에서 찍은 사진,, 사진으로 보니 더 신비한 느낌이다. ㅋ 이건 둘째날 점심으로 먹은, 정선의 유명한 음식 중에 하나인 곤드레나물밥 (비비기 전이라 약간 맛없어 보이지만, 상당히 맛나다.. ㅋㅋ) 이건 곤드레 전,, 역시나 맛있다. (정선 여행에서 먹은 음식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음식은 대부분 만족스러웠다..^^) 이건 화암동굴에서 내려와서 찍은 모습, 산으로 둘러쌓여 있어서 여행하면서 산 구경은 정말 실컷 했는데, 굽이굽이 나있는 길 때문에 운전하긴 힘들었지만, 강원도 정말 멋진 곳이다. 그냥 아무곳이나 사진기를 들이대도 멋진 풍경들이 우릴 맞이한다. 자연이 그래서 아름다운 가보다,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있어주니까.. 우리가 그들을 해치지 않는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