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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그의 수도 콸라룸푸르 땅을 밟다.
이름: 최소명 ㅣ 작성일 : 2006-09-02 오후 8:19:24

말레이시아, 그의 수도 콸라룸푸르 땅을 밟다.


예전, 내가 간 나라들은 우리나라보다 잘 살기로 유명(?)한 나라들이었다.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그랬고, 미국이 그랬고, 일본이 그랬었다.

생각해보니, 의료봉사로 갔던 몽골은 우리나라에 비해 약간 뒤쳐진 듯한 감이 없진 않고,
 부모님과 다녀온 발리도 리조트만 좋았지, 동네는 후졌었다.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공항은
예전 발리를 갈 때, 잠깐 스탑 오버 했던 곳이기도 하다.
공항이 꽤 괜찮았던 기억밖에는..
모노레일 비슷한 것이 있던 그 콸라룸푸르 공항은 3년만에 다시 찾았다.

말레이시아
큐리어스의 <말레이시아> 책에서 말하는 이 나라는 특이한 나라다.
여러 인종이 모여사는, 색깔이 있는 나라다.

평범한 내가 봐도 그렇다.
검은 천으로 눈만 빠꼼하게 내 놓은 여성들(어떤 사람은 눈까지 가린다. 허걱..)
스카프 같은 천으로 얼굴은 내 놓고 머리를 감싼 여성들
어찌 보면 우리 나라에 일하러 온 노동자들 같은 우리보다 약간 더 굽힌 사람들
그리고 우리랑 비슷한 중국계 사람들..

그래도 서양인(내가 말하는 서양인은 미국의 백인, 흑인계통..)과는 뭔가 다른 것이 느껴진다.

나는 이제 콸라룸푸르의 땅을 밟았다.

공항에 내려서부터 걱정이 시작되었다.
이 곳은 자칫하면 사기당하거나, 소매치기 당하기가 일수란다.
(어찌보면, 외국사람들이 보는 우리나라도 그럴 수 있을지도..)

공항에서 시내 쪽으로 나갈 때에는
 KL 익스프레스(기차 비스무리 한 것!) 와 택시가 있다.

우린 세 명이기 때문에(짐도 있고 하니..) 택시 타도 비슷할 것 같아서,
택시를 잡으려 한다.
택시는 티켓 택시를 타라는데??

티켓 택시?
말만 들었지 무슨 말인지 하면서 입국장을 나섰다.
 AIRPORT TAXI라고 해서 내가 갈 곳을 어디라고 말하면,
 거리를 계산해서 미리 돈을 지불하고 그 곳 까지 데려다 주는 SYSTEM을 지칭하는 거였다.

또 다른 것으로는 Meter 택시가 있는데..
그건, 우리나라처럼 미터기를 켜놓고, 거리과 시간을 적절히 계산해서
미터기에 나오는 돈 만큼 내는 택시다.

앞으로 우리가 타게 될 택시의 아저씨들은..
주로 얼마 하면서 미리 요구를 했다.
(미터기를 켜 놓으면 아저씨가 부른 가격의 반 정도 나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제일 처음, 아저씨들이 부르는 그 가격은 우리돈으로 계산했을 때 별로 비싼 가격이 아니었다.
그건.. 이 나라 물가가 싸기 때문이지,
 정상적인 택시 가격이 아니라고 보면 된다.

왜렇게 택시에 대해서 길게 늘어놓느냐구?
흐흠.. 택시 때문에 울고, 택시 때문에 웃는 사건들이 여행 내내 생겼기 때문..^^
우리나라 가격으로 환산하면 몇 백원 하는 것 때문에 기분 나빠하고 기분 훨훨 날라가는..
우리도 참 단순하긴 하다!

(나중엔, 우리는 그냥 우리나라보다 못 사는 나라에 적선한다고 생각했다.
큰 금액을 쾌척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하면서 말이다.
어찌보면, 말레이시아 국민들이 보면 정말 기분 나쁘겠다.
 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적선한다고 하면 기분 나쁜 것처럼..--;;)
-> 이건 그냥 <여우와 신포도> 사건처럼 우리를 합리화 하는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하면 된다.

* 여우와 신포도 사건 : 여우가 손이 안 닿는 곳에 포도가 있자, 그 포도는 너무 시어서 못 먹을 것이라고 자기 맘대로 생각해 버린 어이없는 자기 합리화 사건을 말한다.

택시를 타고(택시비는 예상대로 익스프레스를 탄 것보다 저렴했다. 3명이기에 가능하다)
시내로 나왔다.

택시는 나름대로 벤츠,
 이 나라는 나름대로 외제차들이 가득하다.
차를 사는데 세금이 적거나, 혹은 매년 내는 세금이 적겠지?

별로 잘 살아보이지 않는 이 곳에 벤츠, 렉서스, 포르쉐 등등..
우리가 아는 명품(?)차들이 많은 걸 보면??

오늘은 우선 호텔로 들어갔다.
 우리가 미리 예약 해 놓은 이 호텔 = Radius international hotel
3성급 호텔이라지만, 겉모양은 그럴듯하게 매우 높고 깨끗한 호텔이다.
안에도 그다지 갖춰진 건 없지만, 그래도 안 갖춰진 것도 별로 없는 그런 호텔이다.

호텔에서 보이는 곳엔,
 정말 허름한 집들도 있고(거의 무너져 내리기 일보인..)
초고층 건물도 있다.

빈부의 격차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큰 듯 보였다.
모르겠다. 그건 내가 이 나라에 살아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그러한 현실인 것을..
그냥 한 눈에 딱 보길, 생활 물가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산 편인데,
 그래도 비싼 것들은 우리나라랑 비슷한 걸 보면
대부분 사람들의 월급으론 우리나라에서 뭔가를 하는 것보다는 훨씬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한 저녁 7시쯤 되었는데,
 새벽 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에 올라와
 인천공항에서 11시 쯤 비행기를 타고 약 6~7시간의 비행에,
택시를 타고 약 1시간을 가서야 도착한 호텔에서 우리는 파김치가 될 뻡했지만..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 도착한 첫날 밤을 그냥 그렇게 보낼 수는 없지!!
하면서..
LOT10, 스타힐, 이세탄 등등(대형 쇼핑몰들의 이름이다)이 있는..
<부킷 빈탕>의 거리를 활보하기로 했다.

<부킷 빈탕>이란..
나름 우리의 명동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형 쇼핑몰들이 쭉~~ 널려 있고 길거리마다 맛있는 것이 있는..
약간의 개념이 다를지 몰라도 내가 보기엔 비슷하다.
(우리나라엔 대형 쇼핑몰들 대신 대형 백화점들이 많으므로..^^)

우리 호텔은 <부킷 빈탕>에서 도보로 약 5분도 채 안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포장마차 거리를 지나 길 하나만 건너면 바로 <부킷 빈탕>이다.

우리가 생각만 했던 말레이시아하고는 정말 다르다.
대구에 몇 개 없는 스타벅스가 가는 곳곳마다(정말 한 블럭 가면 있고, 또 있고) 있고,
명품 샵들이 즐비하며, 우리가 알고 있는 왠만한 매장들은 다 있다고 보면 된다.

우린 첫날부터 빡시게 보는 대신
 어디에 뭐가 있는지 파악하는 데에 집중하기로 했다.
음음.. 감 잡았어!!

저녁 시간이 지났으니..
배가 출출할 수 밖에!!
배꼽시계가 째깍 거리다가 배터리가 없어서 멈춰선지 오래다.

정말 고민 고민하다가.
<나시 레막>이라는 책에서 많이 본 어떤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가격도 괜찮고, 음식들도 괜찮아 보였다.

우리가 시킨 메뉴는..
아쌈 락사 + 나시 레막 + 바베큐 치킨 + 코코아 쥬스(코코아 채 주는 것)

 하나 하나 설명까지 해야겠냐 싶지만..
혹 동남아를 가려는 사람들을 위해서 설명을 해 줘야 겠다! 후훗..

1. 아쌈 락사
짬뽕 같이 생겼다. 혹은 라면?? 빨간 국물이 매력적이다.
그래서 우리도 시켰다. -> 결과는?? 완전 실패다.
이상한 향료 덕(?)에 거의 입도 대지 못하고 전부 버렸다.

2. 나시 레막
말레이시아의 전통 아침 요리라던데..(책을 제대로 안 봐서 기억이??)
1) 밥 2) 카레치킨 3) 멸치 볶은 것 4) 땅콩 5) 오이
 딱 이렇게 5가지가 나온다.
 앞으로의 호텔의 아침식상도 이 메뉴들이 제공된다. 왠만큼은 입에 다 잘 맞는다.

3. 바베큐 치킨
초평범한 치킨들. 우리 입맛에 매우 잘 맞는다.

4. 코코넛 쥬스
한번쯤 보았을만한..(드라마에서..)
예전 성유리와 차태현이 주연인 발리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맛있게 먹었다.
코코넛에 빨대를 꼽아 먹는 것이다.
흠흠, 정말 목마를 때 혹은 코코넛 쥬스가 정말 차가울 때를 제외한다면 그다지 권하지 않는다.
이건 평범한 사람들의 입장에서이고, 입맛에 잘 맞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다.
하여간,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러한 코코넛의 맛은 아니라고 보면 된다.

첫날 이 음식들을 먹고 우린,
 앞으로 위험한(?) 시도는 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우리가 원래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그냥 먹기로 했다.

한국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음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시도하다가는 그 날 시킨 음식을 다 버릴 수도 있는 그러한 죄(?)를 저지르게 될 지도..

음식을 먹고 호텔로 돌아와서 뻗는다.
우리가 나름 천하무적, 무쇠다리(?)라곤 하지만..
그래도 사람인데.. 지치지 않을소냐.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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