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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의 외출...

이름: 권명원 ㅣ 작성일 : 2006-10-24 오후 3:29:05

여행...!!!
여행은 어찌보면 나에게 있어 사치스러운 일 일수 밖에 없다.
왜?
나에게 이런 말을 한다면 난 당연히 돈이없고 지금 현 경제적인 상황으로 미루어 볼때 너무 빠듯한 일일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이렇게 여행이란 것을 꿈도꿔보지 못 했던 나에게도 기회는 생겼다.
난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가 않았다.
가까운 곳 이지만 휠체어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나에게는 큰 모험이었고 근 4년여 만의 여행이라 어린 시절 수학여행가는 기분에 떠나기 전 날 잠을 이루지 못 이룰 정도로 나는 흥분 되어 있었다.
흥분된 마음을 가라 앉히고 억지로 잠을 이루었고 몇 시간 후 날은 밝아왔다.
남 보단 몇 곱절 걸리기 때문에 씻고 준비하는 내 몸은 떠나기 전 이미 녹초가 되어있었다.
그렇게 준비하고 나오고 밖을 쳐다 보았다. 이런... 한숨이 흐르고 과연 이 날씨에 제대로 놀수가 있고 구경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기세였다.
`설마` 하는 우려를 가지고 출발~~.
차에 오르기 전 까진 괜찮았던 하늘...
차를 타고 출발 후 몇 분이 지나지 않자 `뚝, 뚝,,,` 차 앞 유리에 한방울씩 빗방울이 묻기 시작하더니 이내 와이퍼를 켜지 않으면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는 세차게 내리었다.
휴==3
한 숨이 저절로 나왔다.
이게 얼마만의 여행인데... `재수 없는 놈은 앞으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창 너머로 내리는 비를 쳐다보며 연신 한숨만 내 뿜었다.
그렇게 별 기대도 하지 않고 도착한 서천 바닷가의 풍경을 바라 보았다.
`헉~~`
막혀있던 가슴이 확 뚤리는 것 처럼 바닷가의 풍경은 시원함으로 다가왔다. 그저 그렇게 일반적으로 바라보던 바닷가의 풍경와 비오는 날 바다를 바라보는 느낌은 뭔가 틀리었다.
찌는 듯한 날에 내리찌는 뙤약 볕의 바다는 북적이는 사람들이 내 뿜는 열기로 인해 답답함을 느꼈다면 비내리는 바닷가의 고요한 풍경은 사색을 좋아하는 나에겐 너무나 좋은 배경을 갖춘 바다었다.
바다에 오게된 주된 목적이었던 갯벌체험은 비가 내리는 관계로 이루지 못했지만 비가 내리는 배경으로 먹었던 그 날의 점심 식사는 잊혀지지 않는다.
비로 인하여 변경된 스케줄을 따라 바다를 뒤로하고 예전 티비로 방영되었던 `그림이 있는 정원` 이라는 곳 을 가게 되었다. 밖은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림이 있는 정원`이라는 곳은 사고로인해 1급 장애인이 된 아들을 위해 아버지께서 손수 일구어낸 정말 큰 정원 이었다. 말 그대로 그림이 있는 정원이라 할 만큼 그 광경은 장관 이었다. 무언가 닮은 것 같은 각종 나무들과 아담하게 꾸며진 아들이 그린 그림을 전시해 놓은 화실등... 비가 내리는 관계로 제대로 구경하지 못 했지만 잠시 스쳐만 지나만 보아도 참 잘 꾸몄고 이런데서 살고 싶다는 느낌이 날 정도로 그 장면은 아직도 내 머리에 강하게 남아 있다.
한 가지 흠이라면 처음 부분에 밝혔듯이 난 휠체어를 이용해야만 이동이 가능한 1급장애인이기에 약간 가파른 오르막 길과 내리막길은 나에게 좀 아쉬운 장면으로 남는다.
이렇게 비로 인해 별 다른 추억이 없을 것 같았던 짧은 여행은 혼자 나와 사는 외로움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행복한 시간 이었던 것 같았다.
아직 세상은 나 같은 장애인들에게 그 아름다운 광경을 잘 보여 주지 않으려 한다. 똑같은 모양으로 지어진 네모난 새 건물과 잘 닦여진 길이 아니면 접근이 어렵기 때문이다. 잘 닦여져 있다해도 모두가 비장애인들의 눈 높이에 맞추어져 있기때문에 간다해도 이용하기가 매우 불편하다. 그러한 아름다운 모습을 나와 같은 낮은 곳에서 생활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게도 제대로 보게되는 그 날이 하루빨리 다가왔으면 한다.
인간들에 의해 이 조그마한 지구가 각종 오염으로 인하여 신음하고 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 또한 우리 인간에 의해 지켜지며 우리의 후손들에게 그 영원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 줄것입니다.
아직 세상은 살 만한 곳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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