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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떠남의 의미
이름: 이병혁 ㅣ 작성일 : 2006-07-29 오전 10:16:42

여행-떠남의 의미
여행은 떠남이다. 또한 원하는 시간,가볍게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행복한 설레임이다.
 그러나 여행을 업으로 하는 우리 여행인에겐
그야말로 힘든 “직업”으로서의
중압감으로
설레임의 “떠남”을 쉽사리 향유 할 수가 없다. 눈앞에 펼쳐진
엄청난 풍광에도 쉽게 눈을 줄 수 없으며, 위대한 인류의 유산 앞에서도 한가로이 감탄을 자아낼 수 없다.
고객이라는 더 큰 존재가 항상 함께 하기 때문 일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젊은 시절 품어왔던 “여행”에의 꿈으로
“여행업” 에 헌신하고 있다.
무엇이 몇 번씩이나 떠나려 했던,그리고 쉽지도 않고 수입도 변변치 않으며 사회적 평가도 높지 않은
이곳을 그토록 떠나지 못하게 하는 것일까.


 아마도 여행업의 현실에 대한 이성적 판단보다
여행이라는 꿈을 항상 곁에 두고 싶다는 감성이
우리들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웃나라 일본에서 대학 졸업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으로 일본 최대 여행업체인 JTB가 뽑혔다는 보도를 접하고
조금은 어색하면서도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이와 같이 “여행”을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는 “여행업” 종사자들은 스스로 얼마나 행복한 존재인지 모르며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떠남의 꿈이 현실속에서 오히려 속박으로 나타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고객의 떠남을 준비하는 우리도 때론 같은
여정 속에서 현실과 꿈을 동시에 만족 시킬 수 있는 흔치 않은
특권을 누리게 된다. 그야말로 “Dealer in Dream “ 이다.
행복한 꿈의
거래자 또는 꿈꾸는 거래자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두가지 의미를 다 품고 있는 것만 같다.

열 댓 명 우리 일행은 늦은 가을날 캐나다 록키을 향하여
먼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멀고도 지루한 여정에다, 처음 풍광에 환호하던 사람들 마저 계속되는 비슷한 경관에 조금은 여행의 긴장이 시들 해질 무렵, 중턱의 전망대에 짧은 휴식을 위해 차를 세웠다.
어둑해 질 무렵의 산속 전망대에 우리들 말고도, 예상 밖의
 한쌍의 커풀이 미리 자리를 잡고
간단히 저녁 요기를 하려는 참이었다. 연세가 60은 넘어 보이는 할머니 같은 여자분과 젊은 남자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으나 참으로 평화로운 모습으로 바비큐 테이블에 커다란 샌드위치를 꺼내 놓고 있었다.
우리들 일행 중 몇 명이 다가가자 반갑게 눈인사로 맞아주며
우리 일행 모두를 테이블로 초대했다. 그사이
젊은이는 자신의 차에 가서 가방 가득
샌드위치를 가져와 전부를
내 놓았다.
 어떨 결에 우리 일행 모두가 테이블에 둘러섰으며 손에는 샌드위치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
이때
한쌍의 커풀은 고요한 가운데 기도를 시작하였다.
 기도의 내용을 다 들을 수는 없었으나, 이렇게 모인 모두에게 사랑과 평화의 마음이 깃들게 해달라는 내용이었으며, 이들의 진지함과 주변의 고요함으로
모두 함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짧은 순간을 보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으나, 긴 마음의 평화를 느꼈다. 필자를 포함하여 비 기독교인이 다수였던 상황에서 참으로 예상치 못했던 일이 일어난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하여 맛있는 샌드위치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이 한 쌍은 어머니와 아들이었다. 미국에서는 젊은 아들이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하는 일이 흔치 않은 일인데, 이 젊은이는 신혼 초임에도 아내대신 어머니를 모시고 저 멀리 시애틀에서 왔단다. 그리고,이 젊은이는 러시아에서 6개월 전에 미국으로 이민 왔으며, 자동차 정비공으로 돈을 모아 어머니를 위해 캐나다 록키로 여행을 가는 길이었다. 더구나,우리에게 나누어 준 샌드위치는 여행경비를 절약하기 위해 직접 어머니가 준비한 ,남은 일정동안 그들의 전체 식량이었던 것이다.
그러한데 어떠한 주저함도 없이 행복한 미소로 자신들의 모든 식량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었단 말인가.

난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그 젊은이의 소년같이 해 맑았던
눈동자를 기억한다. 또한 인간이 사랑의 마음으로 진정 인간다워 질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 이 경험은, 수 많은 나의 해외여행 경험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깊이 각인되어있다. 낮선 젊은이의
스치듯 지나간
맑은 영혼의 바람이 언젠가 부터 나를 억누르던 아우츠비츠의 깊고 어두운
절망을 따스한 인간에 대한 희망으로
마음을 바꿔 놓았다. 우리는 수 많은 여행에서 자연과 역사와 사람들을 만난다. 그렇지만,아무리 뛰어난 자연이라도 순수한 사랑으로 가득찬 인간의 영혼보다 아름다운 것이 있을까.

 여행은 이렇게 떠남으로 새로움을 만나고, 영혼과 육신을 새롭게 한다.
그러기에 우리 여행인은
아름다운 인생을 만나기에 더 없이 좋은 직업을 갖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여행”의 아름다움과 사랑과 관용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꿈의 거래자이며, 우리 또한 꿈꾸는 행복한 거래자이다.
그때 만난 젊은이가
자신의 꿈을 이루었음을 의심치 않으며, 우리 또한 우리의 꿈을 이룰 수 있음을
믿고
한발씩 나아가자.

비록 꿈이 이루어 질 수 없다 하여도 , 꿈꾸는 자는 아름답다 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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