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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그 푸르른 설레임
이름: 임미정 ㅣ 작성일 : 2006-11-08 오후 2:38:07


괌 그 푸르른 설레임

남태평양의 작은 섬 괌
한국에서 4시간 남짓 비행을 하고 나면 남태평양의 푸르름을 그대로 간직한 섬을 만날 수 있다.
 괌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남태평양의 광활한 축복 자체이다.
팔색조의 푸르른 바다 빛깔이 도처에 널려있고 따사로운 태양이 섬을 수호신처럼 지키고 있으며 넉넉한 원주민들의 인심이 있고 삶의 순간의 즐길 거리들이 즐비한곳 이곳이 바로 “괌”이다.

▷ 하파다이(Hapaadai)
- 시공간의 공존속에서 잠시 겨울속의 여름을 즐기다.

괌은 제주도보다도 작은 섬으로 차를 타고 약 2시간이면 섬을 일주 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섬이다. 내가 괌에 도착한 것은 늦은 밤이었고 다른 관광객들과 뒤섞여 한국에서의 겨울을 잊고 괌의 여름을 맞이했다. 한국의 겨울은 괌의 봄이다. 봄이라 해도 한낮의 기온은 30도를 오르내린다. 그만큼 열대성 기후를 특성을 지닌 지역이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잡아탄 리무진 기사님이 마침 한국인이다.
숙소인 PIC까지는 10여분 남짓이란다. 약간 후덥지근한 공기를 창밖으로 느끼며 차안에 틀어놓은 에어컨으로 내 인생스케줄의 또 다른 여름의 경험을 시작되었다.

생생부는 겨울바람을 등지고 떠나온 한국.
그리고 맞이한 잠깐의 여름 괌.
몇 시간의 시간놀림 속에서 나는 어느새 여름 속에 푹 빠져들어 가고 있다.
밤늦게 도착한 숙소에는 푸른눈의 여행객들이 밤의 정취를 만끽하느라 호텔 로비를 듬성듬성 채우고 있었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라서 그런지 호텔로비에 한국인 직원이 배치되어 있었다.
여기가 한국의 여느 호텔인가 이국의 땅 괌인가?
잠시 혼돈이 온다.

▷ 열대의 아침(A tropical morning)
- 달력을 뒤척이며 보던 풍경들을 이곳에선 라이브로 본다.

뒤늦게 잠을 청한 나는 밤새 한국의 추위와 떨어야 했다.
에어컨을 켜놓은 채 잠이 들어 겨울의 추위를 품고 온 나에겐 다시금 겨울의 저녁을 보낸 셈이다.
첫날부터 감기 기운이 돋아나려 한다.
애써 기운을 차리고 창밖으로 괌의 정취를 한번 훑어본다.
열대야자수와 에메랄드빛 바다가 밤의 정취속에 어떻게 그렇게 조용히 묻혀 있었는지 휘황찬란하게 내 아침을 맞이해준다.
여행은 “설레임”이랬던가.
그렇다면 내 여행은 분명 즐거운 것인게다.
처음부터 이렇게 설레임이 계속되는걸 보면....

▷ 음식(Tasty food)
- 먹는다는 것의 즐거움 그건 인간의 본능이었다.

내가 묵은 PIC 호텔은 가족형 휴식처이다.
온갖 놀이시설들이 호텔내에 갖추어져 있고 식사 또한 일식과 뷔페식 양식등 다양하게 제공된다.
아침 일찍 들른 스카이라이트 뷔페에는 온갖 음식들로 즐비하다.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물론 질적인 면에서 부족한 면도 있었지만 다양함에 있어서는 그 어떤 먹을자리 보다 훌륭한 식사를 제공해 주었다.
 열대과일부터 온갖 요리, 한국식김치까지 다양하게 준비된 음식을 통해 나는 이국의 정취를 입으로 느끼며 그 즐거움에 흥얼거린다.
식사는 매번 바뀌는데 저녁에는 파티형식의 만찬이 열리고 가장 푸짐한 식사가 제공된다.

이국땅에서의 요리는 여행의 또 다른 묘미로 다가왔다.
“니들이 게 맛을 알아?”
CF대사 중 식사 때 마다 생각나게 한 말이었는데 이곳에서 그 소원을 푸나 보다.
온갖 종류의 게 요리로 부실한 이를 달래가며 ‘와그작~ 와그작’내 품안에 이를 악물고 마음껏 음미해 본다.
이것으로 여행의 풍요로움을 뱃속에 가득히 저장해 둔다.

▷ 쇼&필링(show & feeling)
- 보는 것과 느끼는 것은 참 다르다.

괌의 각 호텔에서는 제각각 다른 스케줄로 관광객들을 위한 쇼를 준비한다.
내가 묵은 이곳도 PIC 호텔도 마찬가지다.
낮에는 수영장에서 클럽메이트들이 작은 쇼들을 펼치며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비치에서 쉬고 있는 내 손목에도 뜻 모를 리본을 후다닥 매주고 간다.
잠시 후 편을 나누어 수중농구를 한단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함께 하는 수중농구는 기대 이상으로 흥미로웠다.
“까르르르”웃어대는 일본아가씨를 비롯 중후한 점핑을 하는 유럽인인듯한 외국인등 각나라의 특징이 유감없이 나타난다.
이 분위기 속에서 동/서양인을 막론하고 세계인들 속에서 말이 필요 없이 웃고 뛰놀 수 있게 책임지는 것이 바로 클럽메이트들의 임무다.
수영장의 분위기는 순전히 이들의 몫이다.
남녀구분이 없는 구리빛 피부는 그들의 연륜과 직업을 대변해 주는듯 하다.

이곳의 낮은 클럽메이트들이 책임진다면 이곳의 밤은 이곳 원주민들의 몫이다.
 밤이 되면 이곳에서는 원주민들인 차모르족이 등장하는 작은 디너쇼를 준비된다.
저녁식사를 하며 이곳의 전통과 역사를 보여주는 쇼를 진행하는 것이다.
디너쇼라고는 하지만 뷔페인 스카이라이트에서 먹는 것만큼 정성이 담겨있지는 않다.
 정성대신 눈요기로 모자람을 채우란 건가?
 조금 모자란 저녁과 많이 모자란 눈요기로 하루의 쉼을 마감한다.

▷ 렌트카 투어(rent car tour)
- 여행의 진정한 맛은 시간에서 벗어난 일탈에 있다.

이곳에서의 렌트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오픈카를 렌트해도 기름 값을 제외하고 10만원 안팎이면 충분하다.
국내면허증도 통용이 되고 렌트절차가 영어로 되어 있어 약간 복잡하긴 하지만 자동차여행으로 즐길 명소까지 렌트회사 직원이 친절히 설명해 준다.
난 한국의 모험객 답게 오픈카로 렌트를 했다.
새빨간 오픈카는 모양도 예쁘고 성능도 좋다.
‘쿵당쿵당’ 속마음이 빨리 달리고 싶어 좋아 죽는단다.
후다닥 오픈카를 타고 괌의 일주를 시작했다.
성격 탓인지 사랑의 절벽 이라든지 스페인 다리 등 잘 알려진 곳보다는 그렇지 못한 곳 예를 들면 괌의 서쪽에 위치한 새하얀 교회에서 바다를 향해 드린 기도라든지 한적한 곳에 위치한 바닷가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거닐며 해수욕을 즐기기도 해보며 주로 사람이 아닌 자연의 멋을 찾아 차를 몰았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나 홀로 마음껏 뛰논 해변의 낭만이다.
생각해 보라.
아무도 없는 해변에 나 홀로 수영이란 것을...
나 홀로 해변에선 시간도 멈춰 버린 듯 세상속의 고요함과 거룩함이 존재한다.
난 단지 그 속에서 천천히 그것들을 음미하기만 하면 될 뿐이었다.

나만의 해변을 뒤로 하고 다시 빠져든 풍경속에 있는 2차선 도로에서는 굳이 속도를 낼 필요도 없다.
이 자연과 이 햇살과 충분히 조우하며 시간의 여유로움을 즐기며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었다.
난 자연이었고 자연은 바로 나였다.
세상과 잠시 하나가 되는 기분 그것이 바로 자연과의 조우였다.

▷ 선셋바(sunset bar)
- 지친 노을을 바라다 보며 술한잔을 기울이다.

PIC의 해변에는 선셋바라는 멋진 경관의 레스토랑이 있다.
원탁의 그릴식탁에 둘러앉아 갈비며 스테이크 닭고기 왕새우등 각종 구이를 해먹으며 어스름의 지는 바다의 노을을 감상하는 곳이다.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구을거리 한 접시와 맥주 두병으로 이날의 마무리를 준비하며 선셋바에 앉았다.
왁자지껄 들리는 한국인들의 웃음소리와 뜻모를 외국어들이 섞여 멋진 하모니를 자랑한다.
이런 속닥거림 속에서 마시는 맥주 한잔의 맛은 그 무엇과 비교할게 못된다.
 사람들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 그들과 어우러지며 때론 부대끼며 살아간다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이고 인생인 것이다.
지금 내가 마시는 술한잔이 또 하나의 인생이고 추억이 되어지는 것이었다.
겨우 맥주 두병에 취기는 저 노을처럼 달아오르고 잠시 잠깐 내 인생은 취한만큼 즐거움의 물이 오른다.

▷ 파란바다(blue sea)
- 자유는 속박보다 더 많은것들을 이루는 원동력이다.

오늘은 괌의 푸르른 바다를 즐겨보기로 한 날이다.
삼삼오오 모여든 다른 관광객들과 섞여 커다란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아간다.
이곳 바다색은 참 여러 가지로 표현된다.
비취빛깔이 있는가 하면 옅은 하늘색 바다도 있고 오늘 맞이한 깊은 파랑의 바다도 공존한다.
널따란 바다는 커다란 스케치북과도 같다.
보고 느끼기만 하면 이루어지고 잠시 잠깐 존재되어 진다.
요동치는 요트위에서 남태평양의 푸르름을 바라다보며 지나간 내 기억속의 필름을 스케치를 해본다.
 사람들에게 고마웠던 일, 미안했던 일은 물론이고 내가 앞으로 해 나아가야 할 일 나의 미래의 꿈들까지 온갖 이상과 잡념들이 그 위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넓은 바다로 나아가니 저 멀리서 야생돌고래들이 우리를 반기는 듯 온갖 재주를 부려댄다.
수족관에 갇혀 준비된 장면들을 애써 보여주는 그것들과는 달리 전혀 새로운 자연속의 경이로움 이었다.
 역시 자유는 가두어진 훈련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이루어 낸다.
사람들은 선상에서 바다낚시며 스노쿨링을 한다.
난 그런 몸의 사치보다 보고만 있어도 마냥 좋은 바다 빛에 홀려 그 시간을 그렇게 마음의 정화로 보내버렸다.

▷ 섬 그리고 추억의 조각과 미래 (island is memory & future)
 - 여행은 사람을 철들게 한다고 했나.

배낭여행의 고생도 아닌 여름이 그리워 떠나온 휴식여행에서 꽤나 많은 것을 얻어가는 것 같다.
 아름다운 자연에 도취되어 나를 잠시 잃어버린 것과 일탈에서 해매이며 다시 찾은 것은 바로 나 자신과 나의 미래였다.
허탈하게 떠날 줄 알았던 이 섬에서 잠시 머물고는 꽤나 많은 것들을 얻고 간다.

나에겐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동경과 고마움의 마음이 있고 이런 여행을 통해 나의 길을 찾아 갈 줄 아는 용기가 있다.
섬을 떠나며 여행을 마무리 하려 하는데 또 다른 설레임이 생긴다.
 그것은 바로 일탈에서 다시 돌아가는 일상에 대한 부푼 기대감 덕분일 테다.
여행은 바로 이런 것이다.
일상에서 일탈을 일탈에서 일상으로 바꾸어 주는 것....
여행이란 바로 그런 묘한 인생의 묘약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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