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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라서 더욱 빛났던 동해안 여행기★
이름: 손자인 ㅣ 작성일 : 2007-01-08 오전 11:54:15


남편의 휴가 첫 날까지도 무단히 고민했던 여행...
어디로 가느냐 무엇을 하느냐의 문제가 아닌
과연 9개월의 주하를 데리고
 바캉스를 갈 수 있을까의 문제였습니다.
휴가 첫 날 오후쯤인가?
남편이 결단의 말을 내뱉었어요.
"있다아이가, 장모님 주하 본다고 욕보시는데 바캉스 가시야지.
우리랑 같이 나가는 거 아이믄 좋은데 놀러도 안 가시는데..."
그 말 한마디에 상황 종료!
그런 생각을 해 준 남편이 고맙기도 하고,
엄마 생각에 그냥 지나칠 수 없더라구요.
다음은 휴가계획에 돌입~
우리가 있는 곳은 부산..
아무래도 여름인데 동해안이 낫지 않겠냐는 결론을 내렸어요.
걱정이었던 것은 바캉스철이 피크인 동해안은
 물가가 넘 비싸고 사람도 많다는 것!
그래서 먹을 것도 많이 챙겨가고
 인적이 드문 곳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했죠.
갑작스럽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 여행 전야제를 치르고
 다음날 아침일찍 부산을 떠났습니다.
포항시내를 지나 영덕에 도착해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죠.
우리의 점심은 엄마가 미리 준비해오신 도시락이었구요,
우리의 식탁은 삼사해상공원의 벤치였습니다.
벤치앞으로 펼쳐진 시원한 바다와 푸르른 산새~
고급 레스토랑의 값비싼 식사 못지않은 멋진 점심시간이었어요^^
삼사해상공원을 내려와 조금 더 올라가니
영덕대게로 유명한 강구항이 나왔어요.
초입에 놓인 다리위로 엄청 큰 대게가 붙어있는 걸 보고
강구항에 다다른 줄 알게 되었답니다.
강구항은 그대 그리고 나의 촬영지로도 많이 유명해졌어요.
강구항을 지나면 그 때부터
 끝없이 이어진 해안도로로 접어든답니다.
깊고 푸른 동해의 바다빛...
그 풍경을 보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듯 했습니다.
강구에서 축산을 향해 가던중 해맞이공원이 나왔답니다.
남편과 결혼 전 들러본 적이 있던 곳이라
 영덕에 들어서면서부터 남편과 제가
 아직 멀었나,아직 멀었나 하며 엄청 아는 척을 했다는..^^*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해맞이공원은
여전히 푸른 바다를 가슴에 안고 녹음을 빛내고 있었습니다.
마치 초원위에 우뚝 선 듯한 새하얀 등대와
전엔 몰랐는데 뒷편으로 자리한 풍력발전소의 이국적인 풍경...
정말 CF에나 나올 법한 그런 것이예요.
엄마도 탁 트인 바다와 풍경을 보며 감탄하셨고,
주하도 그 곳이 이뻐보였는지 연신 쌩글쌩글 웃어대더라구요^^
한참동안 바다를 바라보며 달린 우리는
망양정 휴게소에 쉼표를 찍었답니다.
시원한 음료수도 마시고 전망대로 가서 경치구경도 하구요~
아직 제 감정을 말로 표현 못하는 주하이지만
자기도 먼 바다를 보고 싶은지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했어요.
시간은 어느 새 오후를 한 참 지나가고 있었고,
우린 숙박지를 정해야했죠.
바닷가 근처는 숙박비도 비쌀 뿐더러 빈 방도 없을 것 같고,
주하를 따뜻한 물로 목욕 시켜 편히 재우고 싶었기에
삼척시내의 모텔을 찾아 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삼척을 향해 달리던 중
남편이 "덕구온천이라고 표지판 있네..드가보까?(들어가볼까?)"
그러더라구요.
덕구온천도 좀 알려졌다는 건 부산에 돌아와 알게 되었구요,
그 당시엔 생소한 이름에 썩 내키진 않았었답니다.
그래도 마땅히 잘 곳이 정해진 게 아니었기에
한번 가보기로 결정했죠.
잘 닦여진 산길을 따라 한 10여분 달리다보니
모텔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덕구온천호텔이라는 건물이 보였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둘러보니 국내유일의 자연분출온천이라는 설명과 함께
주차장 너머로 스파온천이라는 테마온천내부가 보였습니다.
과연 객실이 남아있을지 호텔이라 터무니없이 비싸진 않을지
기대반 궁금증 반으로 로비에 들어섰어요.
다행히 방도 남아있고, 요금도 많이 비싸진 않았답니다.
비수기와 성수기 별로 정해진 요금을 받는 것 같았는데,
왠만한 바닷가 민박이나 펜션과 비슷한 가격이었어요.
온천은 쉽게 목욕을 할 수 있는 대중탕과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스파온천으로 나뉘어 있던대요,
숙박손님에게 주는 온천이용권(목욕)에
 추가요금을 지불하고 스파온천을 이용할 수 있었어요.
우리가 너무 늦게 도착한지라
그날 저녁은 목욕만으로 피로를 풀기로 했습니다.
남편이 목욕하러 간 사이 주하도 욕실에서 씻기구요,
남편이 올라온 후 엄마와 저도 목욕탕으로 내려갔죠.
덕구온천의 물..정말 끝내주더군요.
피로도 풀렸지만 피부가 매끈매끈해지는 게 눈에 띌 정도였어요.
그렇게 여행의 첫 날을 정리하며
네 식구 모두 곤한 잠을 잤습니다.
아침일찍 일어나 간단한 아침을 해결한 후
기대에 가득찬 마음으로 스파온천에 내려갔답니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도 별로 없었고 물도 깨끗하고..
특히나 노천온천이 넘 맘에 들었어요.
폭포탕,레몬탕,쟈스민탕,히노끼탕(원목욕조탕)등의 테마온천과
원적외선 사우나,야외선탠장...
노천에서 즐기는 따뜻한 온천은
 해변에서 즐기는 바캉스 못지않게 시원한 피서였어요.
실내에도 갖가지 마사지 효과가 있는 탕들이 있었구요.
전 아이들이 아직 없다는 핑계로 어린이용 슬라이더를 타며 놀았답니다^^
엄마와 그동안이 피로가 절로 풀린다고 하셨고,
남편도 아기처럼 좋아하며 온천을 즐겼어요.
원래 목욕을 좋아하는 주하도 아빠품에 안겨 너무너무 신나했었죠.
마음같아선 하루종일 놀고 싶었지만 아가땜에 그럴 순 없었구요,
두세시간정도 온천을 즐긴 후 객실로 올라와 짐을 꾸렸답니다.
정동진까지 가기로 했었기에 떠나기 싫은 그 곳을 뒤로 한채
다음 목적지를 향했습니다.
한참을 더 달려 도착한 정동진엔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습니다.
역시 아기를 데리고 너무 무리를 한 걸까요?
주하가 힘들어하기 시작했어요.
찌는듯한 더위에 땀도 많이 흘리고 생전 않던 기저귀 발진까지ㅜㅜ
결국 빠른 속도로 기념촬영만 한 후
부산방향으로 차를 돌려야 했죠.
결국 우리는 짧고도 긴 여행을 접고 부산으로 향해야 했습니다.
장거리를 한 번에 내려오다보니 운전하는 남편이 많이 힘들었었죠.
우리는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했습니다.
살포시 실 눈을 뜨고 집에 왔음을 확인한 주하는
 더 이상 놀래지 않고 깊은 잠을 자더라구요.
다음 날 아침부턴 다시 활기찬 아가의 모습으로 돌아왔구요.
어른들 즐기자고 아가를 고생시킨 것 같아서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주하가 안 아프니 하는 말이지만
그래도 참 즐거운 여행이었어요.
일상에서 벗어나 멋진 풍경도 많이 구경했고,
스파월드에서 물놀이도 실컷했고...
해외여행 못지않은 아름다운 바다가 있는 곳...
동해안 여행으로 2006년의 여름이 더욱 빛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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