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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도를 간 추억의 시간들

이름: 정춘경 ㅣ 작성일 : 2007-01-13 오전 2:25:41

무려 열식구가 같이 움직이기로 약속하고 나선 여행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우리 가족의 여행이 시작되는 길목.
갈 시간도 안되었는데 부모님이 공항 버스 타는 곳 앞에서 기다리신 다는 전화 연락을 받고 뛰쳐 나가듯이 집을 빠져 나왔고 결국 공항에 도착하니 6시 반밖에 안되었다.
여행사측과 만나기로 한 시각은 7시반이고 출발은 8시 50분인데 그 많은 시간을 뭣을 하고 기다릴지 걱정부터 앞섰다.
극성 맞은 두 조카는 카트를 타고 온 공항을 다 돌아 다니고 우리 애들은 사촌동생 잡으러 다니느라 다리가 아프다고 우는 소리다.
시간은 지나고 드디어 비행기 탑승 시간이 다가 오자 엄마는 성경책을 꼭 안고 계신다.
십여년전에 우리 가족이 비행기 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는지라 엄마는 비행기만 생각하면 겁이 나신다고 성경 책부터 펼치신다.

**심아 공항에 도착하다.
5시간여를 간 끝에 도착한 심아공항.
한국은 겨울이고 이곳은 한 여름이다.
얼른 잠바를 벗고 나는 반팔 티셔츠만 입고 있지만 다른 식구들은 옷을 벗을 생각을 안하고 덥다고만 한다.
무슨 이유인지 30분이 지나도 짐은 나오지 않았고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 우리 열가족은 발만 동동 굴렀다.
가이드도 없이 떠난 길이고 게다가 그곳 사람들은 왜 그리 무뚝뚝한지 공안들 보기만 해도 겁부터 나서 물어 보지도 못하고 하염없이 기다리던 시간들...
결국 짐을 찾아 들었고 통관을 하려고 하는데 공안이 우리 짐을 풀라는 눈치다.
도무지 영어를 못하는 공항 직원이 어느 나라에 있기에 무슨 말인지 모르나 대충 바디랭귀지로 가방을 열라는 폼인것 같다.
정확히 말하면 종이박스에 포장해 간 음식물들이 문제를 일으켰는지 박스를 풀라고 하는 눈치다.
샅샅히 살펴 보더니 김치,깻잎,고추장에 오징어포를 빼 놓는다.
이유를 알아야 덜 답답한데 우리 뒤의 한국인들 가방을 그렇게 전부 수색을 하기만 하고 아무 말도 안하고 입을 다물고 있기에 어찌나 짜증이 나던지...
자국에 반입되는 물건중 식품에 대한 규제가 년초가 강화됐다는 말인것 같은데 그 아까운 김치를 내버릴 생각을 하니 어르신들 반찬 걱정부터 앞선다.
입구쪽에 마중 나온 가이드를 찾아서 물어 보니 통관이 안된다고 한다.
한국에서 들여 온 음식물들을 전부 다 빼 놓으면서 설명 한마디도 안하는 무심한 중국 공안원들이여.
정말 그 순간은 소리치고 싶었다. 너희들 뭐냐고.
일이 이렇게 되다 보니 너무 많이 지체가 되어서 호텔에 도착하니 새벽3시가 넘어 버렸고 아이들은 그냥 꿈나라로 들어 가고 싶단다.
그래도 호텔은 생각보다 훨씬 좋았는데 정원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산책하기 좋게 만들어 놓은 아담한 정원은 영국풍처럼 꾸민듯 싶었고 중국의 냄새는 나지 않았다.
공항에서의 안좋은 시선들이 여기에서 풀려 버리는 느낌이 들다니 나도 어지간히 간사한 사람인가 싶기도 하다.
게다가 우리 방 바로 옆은 커다란 호수가 있다.
호수에 어린 밤하늘에는 보름달이 둥글게 그려져 있더군.
문득 이태백의 시가 생각이 난다.
`달님은 술을 마실 줄 모르고, 그림자는 흉내만 내는구나
잠시 달님이랑 그림자와 함께 즐기자`
혼자 얼쑤 장단에 맞춰 그람자 어울진 연못을 바라보다가
조금만 덜 피곤해도 정원에서 커피 한잔이나 홍차 한잔을 하련만 너무 피곤해서 집을 대충 던져 놓고 그냥 잠이 들어 버렸다.

**리족민속촌
첫날 우리가 방문한 곳은 리족민속촌 관광이었는데 사실은 드라마 연인에서 보고 꼭 가야지 했던 곳이기도 했다.
드라마나 영화의 풍경을 보고 관광코스를 선택하기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 일본인들도 겨울연가나 올인을 보고 우리 나라로 여행을 많이 오지 않은가.
제주도 여행 당시에 일본인 관광객들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올인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듣고 감격했던 기억이 새삼스레 떠 오르며 그것이 충분히 이해가 되는 일이라는 것을 이번 여행을 통해서 배우게 된다.
리족의 여인들은 84년까지는 몸에 문신을 하고 살았다고 하는데 전신에 문신이 있지만 우리가 늘상 보는 조폭들의 문신과는 다른 부적 같은 모양이었고 할머니들의 몸에 그려진 문신은 흐릿하기만 하다.
가까이서 들여다 보니 푸른 색으로 온몸에 다 문신을 새겼다.
아마도 그 문신은 여자들에게는 족쇄같은 개념이었겠지만 평생을 문신을 안고 살아 가는 여인들의 한이나 아픔도 그 속에 들어 있을런지.
이곳 해남도의 여자들은 제주도 여자들처럼 일을 많이 한다고 한다.
남자들은 놀고 마약을 하고 여자들은 부지런히 일을 한다고 하니 섬지방의 특징인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나라면 그렇게 순응을 하고 살았을까?
리족민속촌은 우리 민속촌과 별반 다를 것은 없지만 중간중간 아이들까지 동원을 해서 사진을 찍고 돈을 받아 챙기는 호객행위가 어디에서든 벌어진다.
길을 따라 내려 가다가 한 아이가 화장을 했기에 반갑게 아이예뻐 했다가 그 아이엄마같은 사람의 고갯짓에 아이는 사진을 찍자고 덤벼든다.
물론 돈을 달라는 말이겠지.
사진만 찍으면 무조건 돈을 주어야 한다고 하는 일이 여행객의 입장에서는 별반 반가운 일은 아닌것 같다.
리족민속촌에서 대나무로 만든 긴 장대를 가지고 춤을 추는 공연은 가히 볼만하다.
대부분의 리족처녀들은 키가 작고 날씬해서인지 나이가 구분은 되지 않았고 남자들의 몸매도 작은 키치고는 괜찮은 편이었다.(왜 이런 것이 눈에 들어 오는지 모르겠지만)
공연 시간은 십분이 조금 넘게 하는 것 같은데 남녀 십여명이 한데 어울려서도 추고 몇명이서 춤을 추기도 한다.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허름한 우리 시골집 같은 풍경이 있기에 반가움을 느꼈고 퍼질러 앉아서 손으로 직물을 짜는 할머님들의 모습은 우리 할머님들의 길쌈 하던 모습을 생각나게 해준다.
리족민속촌에서는 대나무 공예품이나 손으로 짠 직물들을 가장 많이 볼수가 있는데 색의 실을 엮어서 만든 직물들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할만큼 아름답다.
손재주가 있는 민족인지 대부분 그렇게 수공업으로 생활을 하는 모양인듯 했고 또한 그것이 그여인네들이 할수 있는 최대한의 일이었지 싶다.
여인들의 삶이란 그렇게 손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내다 파는 일이라는 것을 우리 조상들의 숨결에서 느꼇듯이 말이다.
그들 나름대로의 생활을 하고 있는 민속촌에는 반듯함 보다는 가꾸어 지지 않은 자연의 야생성을 더 보여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찾게 되는 것일런지..
인간은 늘 자연으로 돌아 가고 싶어 하고 야생의 생활을 그리워 한다고 하던데 말이다.

**천애애각으로 가는 길에서 눈부심을 만나다.
천애애각으로 들어 가는 길은 공원처럼 잘 꾸며져 있고 초입에 전통의상을 차려 입은 처녀들이 사진을 찍어 준다.
해남도는 여자들이 일을 해서 가정을 꾸린다고 하는데 보기에도 나이가 어린 앳띈 처녀들의 상술이 보통은 넘었다.
가격흥정을 어찌나 잘하던지...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처음 보는지 신기 한듯 한장을 찍어 달라고 해서 기념으로 한장을 찍어 주었더니 연신 고개를 숙여 댄다.
화장을 한 고운 모습에 빠져서 시간을 지체하며 서로 사진 찍기가 바빴던 곳이다.
천애애각은 천애해각이라는 글이 새겨진 큰 바위이다.
정작 중요한 천애애각은 가까이서 보면 아주 큰 바위에 글자만 새겨 넣은 암석같기만 한데 이 사진 한장을 찍으려고 10분 이상을 기다렸지만 도저히 멀리서 전체 화면을 잡을 수 없을만큼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모두 사진을 찍던 곳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명승바위를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들에게는 아주중요한 사랑의 언약이 되는 바위라고 한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신혼여행까지 온다는데 바위만 가지고 천애애각을 평가하기 보다는 외국인의 시각으로는
바다가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다.
결국 떠밀다시피해서 겨우 사진 몇장만 찍고는 서둘러서 자리를 비켜 줄수 밖에 없었다.
천애애각은 공원으로서는 손색이 없는듯 싶다.
넓은 부지에 나무들이 아주 그럴듯하게 정리가 되어 있고 그늘도
제법 있으며 정자에서 잠시 숨을 고를수도 있으나 이것저것 파는 상인들이(조개껍질 목걸이나 오이,약간의 과일등) 너무 많아서 편히 앉아서 쉬지는 못하고 자리를 뜬 것이 아쉽다.
바다에는 여객선이며 고기잡이 배들이 파란 바다 위 백사장 가까이서 오고간다.
오히려 해안가라기 보다는 포구의 이미지가 더욱 맞을것 같은 분위기다.
이곳의 모래는 아주 부드럽고 고와서 맨발로 다니면 간지러움을 느낄 정도로 아주 곱고고 색도 미색에 가깝다.
색이 곱다 보니 자꾸만 눕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도 썬탠을 하지 않는 그 백사장에 나 혼자 누워 있을 용기는 나지 않는다.
이 백사장에 우리 식구들도 사진을 연출해 보았는데 찍고보니 뒷배경이 더욱 멋지게 나온것 같아 더욱 기뻤던 곳이기도 하다.
눈부신 바다만큼이나 공원에는 아름다운 꽃들과 장식품과 나무들이 아주 멋지게 꾸며져 있는 한번은 꼭 가야할 그런 곳이고 그곳에서 누구든 눈부시게 아름다운 처녀들의 인사를 받을 수 있다.

**원숭이섬 케이블카 위에서
둘째날은 원숭이 섬을 먼저 돌아 보기로 했다.
버스에서 내려서 케이블 카를 타고 섬을 건너서 원숭이 섬으로 들어 가는데 아이들과 어머니는 떨린다고 호들갑이다.
바다 위를 케이블 카를 타고 가는 것이 사실 겁이 나긴 하지만 기대감으로 줄을 서고 보니 순간 아찔하다.
케이블 카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마치 청룡열차가 급정거 하는 것처럼 보이니 아이들은 오들오들 떨기 시작한다.
어머니와 나 두 딸을 먼저 태우고 케이블 카를 타고 가기로 했는데 아까 보던 것처럼 빠른 속도는 아니었고 밑을 내다 보니 바다 위에 수상 가옥들이 즐비하다 못해 빼곡하다.
수상가옥에서 양어장을 하면서 생활을 하는 부족이라고 하는데 바닷물은 신기하게도 맑아서 멀리서도 물속이 들여다 보인다.
그 많은 사람들이 사는데 물이 깨끗하다는 것이 신기롭기만 한데 우리가 늘 보았던 사진속의 수상 가옥이 있는 곳의 물은 다 뿌옇지 않았던가?
멀리서 보아서 그런지 생활오수를 어떻게 처리 하길래 저리 깨끗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수상 가옥을 지나면 바다에서 진주조개를 양식하는곳이 나온다.
해남도가 아시아에서 진주가 2번째로 많이 나는 곳이라는 말은 가이드에게 처음 듣는 말이었지만 드넓은 바다에 양식장을 만들어서 채취를 하는 것이 이채롭다.
아주 넓게 양식장은 펼쳐져 있고 케이블카에서 보는 그 느낌은 꼭 염전을 보는 기분이었다.
누가 바다 근처에 그렇게 양식장이 있으리라고 생각을 할까?
내 눈에 그것이 염전으로 보인 것도 큰 무리는 아니었으리라.
섬을 건너는데는 불과 2,3분 정도 걸리지만 내리니 바로 원숭이가 눈 앞에 보인다.
뒤는 산인데 산속에도 원숭이가 많이 살고 있다고는 한다.
입구에 서 있는 기수 원숭이는 들어 오는 관광객을 맞이 하는 놈들인가 싶고 물론 줄로 묶어 두었지만 그놈들은 신통하게도 깃발은 꼭 잡고 서 있다.
원숭이들은 재주가 많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귀여운 원숭이들의 재롱을 듬뿍 보았다는 생각이 든다.
오토바이에 강아지를 태우고 돌아 다니는 원숭이는 관공객들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였는데 하는 짓마다 주인의 반발을 사는 폼이 여간 귀엽지가 않다.
주인과 원숭이가 토닥이는 모습이 친구들끼리 싸우는 모습과 같다.
원숭이들이 농구도 하고 써커스 재주를 보이기도 하는데 관람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주변을 돌아 보다가 시간에 맞춰서 관람을 하면된다.
잘 보이는 곳에 앉으려면 잰 걸음으로 달려가 되도록이면 일찍 자리를 차지 하는것이 좋다.
참 원숭이가 관광객과 사진을 찍어 주고 돈을 받는데 원숭이 두마리의 자세는 똑같다.
마치 재생을 한 테이프 처럼 손님이 앉으면 같은 포즈를 잡고 사진 찍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나둘 셋을 하면 관광객 어깨 위에 팔을 올리고 같은 자세로 사진을 찍는다.
하긴 그러느라고 관람 시간은 엉망이 되어서 한참이나 기다린 후에 시작이 되었지만.

길을 걷다 보면 나무 위를 마구 건너 다니거나 아니면 눈만 빼꼼히 들어 내고 사람들을 구경하는 원숭이들을 쉽게 만날수 있다.
이놈들의 동작이 잽싸서 물을 먹거나 간식을 먹으려고 하면 잽싸게 와서 뺏어가는 일도 있다고 해서 우리 식구들은 맨손으로 돌아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원숭이도 관광객들을 다치게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가이드의 말은 어느 정도만 믿어도 될것이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든다.

**치료하는 물고기 닥터피쉬
원숭이들의 재롱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인 닥터피쉬를 만나러 간다.
닥터피쉬는 온천물에서 사는 사람의 각질이나 피부찌꺼끼를 먹고 사는 물고기인데 피부병이나 아토피 무좀환자들에게 좋은 온천욕이라고 한다.
가이드의 말이 절대로 카메라를 가지고 들어 가지 말라고 해서 버스안에 두고 갔더니 다른 외국인들은 몰래 사진만 잘만 찍어서 어찌나 억울 했던지.
중국인들은 융통성이 없어서 보안유지때문에 사진을 못찍게 한다는 가이드의 말을 믿은 내가 잘못이겠지만...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야외 온천탕에 들어가니 처음에는 간지러워서 다들 소리를 지른다.
나역시도 앉자마자 몰려 드는 물고기 떼를 보고 놀라기 보다는 간지러움에 먼저 소리부터 질렀다.
조금 시간이 지나 가만히 있으면 떼를 지어서 몰려 드는 물고기들이 참을만큼 찌릿찌릿한 느낌을 주는데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금새 도망을 간다.
사람의 피지나 각잘 그리고 무좀등이 있는 곳을
골라서 뜯어서 먹는 닥터피쉬는 세계에서 두곳밖에 없다고 한다.
어머님은 신기 하신지 다른 사람들이 자꾸 움직여서 물고기들을 옆에서 내쫓는다고 성화시다.
아주 조금만 움직여도 없어졌다가 가만히 있어야 몰려 들고 한번 몰려 들면 사정없이 쪼아댄다.
중간에 갈증이 나거나 시장하면 각종 빵이나 과일 커피 과자를 마음대로 먹을수 있게 간이가판대를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영어를 할줄 모르고 나는 중국어를 모르니 먹고 싶은것이 나올때까지 기다렸다가 손으로 가리키는 방법으로 찾아 먹었는데 역시 바디랭귀지는 통하더군.
온천은 탕이 여러곳에 있어서 자신이 원하는 것에 들어 가서 온천욕을 하면 되지만 모든 물에 닥터피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약탕욕도 있고 미지근한 물,뜨거운 물 기호에 맞춰서 온천욕을 즐기면된다.
하지만 샤워장의 시설은 샤워기의 물이 안나오거나 고장이 났거나 등등의 이유로 물바가지로 물을 퍼서 이용할수 밖에 없었다.
시설은 크지만 부대시설의 보강에는 인색한 모양인듯 하다.
모든 것이 좋을수는 없겠지만 아마 우리나라라면 손님들 등살에 주인이 배겨 나지 않았을텐데 역시 중국인들의 천하태평인 성격에는 그것이 이해가 되는 듯하다.

**맛사지는 역시 행복한 일이다.
두어시간 느긋하게 온천욕을 즐기는 것으로 이곳의 일정은 끝났고 발맛사지를 맏으러 출발을 한다.
중국의 맛사지가 유명하다고 해서 모두 같이 발맛사지를 받으러 간 것이다.
우리가 간곳은 우리식으로 말하면 토탈 뷰티샵쯤 되는 곳인데 1층은 미용실이고 2층에 맛사자실이 있다.
들어가면 침상이 여러개가 한방에 있고 깨끗하게 베게며 수건이 놓여져 있다.
우리 식구는 한방에서 맛사지를 받았는데 맛사지를 하는 아가씨와 더러는 남자 총각들도 있는데 들어 오면 먼저 인사를 하고 물을 한잔씩 준다.
그런데 이 맛사지는 정말 좋다.
발마사자를 하는데 어깨와 종아리까지 만져 주었는데 한시간 정도를 해준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만져 주는데 그렇지 않아도 늘 아프고 찌뿌둥 하던 어깨를 팔목으로 눌러 줄때는 거의 신음을 내고야 말았다.
어찌나 시원하던지 깜빡 잠이 들었을 정도다.
열명이 같은 동작을 해서 같은 시간에 시작해서 같은 시간에 끝내 주는데
이 아가씨들의 웃음이 어찌나 밝던지 안아 주고 싶을만큼 예쁘다.
보기에 열예닐곱이나 됐을만한 아가씨들이 우리가 신음소리를 한번이라도 내면 그냥 까르륵 웃어댄다.
맛사지를 받고 난 식구들은 모두들 만족한 표정이라 전신맛사지를 다시 받으러 오기로 했고 돈을 지불하는 것이 아깝지 않았다.
24시간 영업이라고 하는데도 사람들이 늘 북적이는 곳이기도 하다.
결국 오는
날밤에 다시 들러서 전신 맛사지를 받았는데 두어 시간이 걸리는 동안 아버지는 코를 곯고 주무신다.
가장 마른 작은 딸 아이는 그리 시원한 것을 모른다고 하는데 아직 아이라 간지러움이 더 크다고 하지만 어른들은 모두가 만족해서 맛사지를 받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때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날 맛사지를 받던 시간이었다고 말할 것 같다.

**나비공원과 아롱만을 가다.
셋째날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호텔 근처에 있는 나비공원으로 향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나비표본들이 잘 정리가 되어 있는데 눈에 띄는 나비가 제법 있었다.
우리가 늘 보는 노랑나비나 호랑나비도 있지만 기형인 나비도 있다는 설명에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다시 느끼게 되기도 했고 꼭 부엉이 눈을 닮은 나비 이름은 역시나 부엉이나비라는 말에 사람의 눈은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단을 수십개를 올라 가면 나비들의 동산이 있다.
물론 보호막을 쳐 놓았지만 나비들의 춤추듯 날아 다니는 모습은 흔하게 눈에 띄인다.
그리 넓은 장소는 아니지만 오밀조밀하게 만들어 놓아서 아이들은 참 좋아하는 장소가 될 듯 싶었는데 갖가지 꽃과 나무와 어우러지는 나비들의 숨바꼭질을 따라서 아이들은 분주하다.
꼭 소풍을 나온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나비생태 공원은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한바퀴를 돌고 나와서는 다들 한마디를 한다.
구경 한 번 잘했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아이들이 가도 싶어하는 바닷가.

심아에는 아름다운 해안이 많은 것 같다.
유명 호텔이나 리조트는 바닷가 주위를 둘러서 입지를 해 있는데 수영장에서 바다를 볼수 있게도 만들어져 있다.
더운 날이지만 바닷가에는 그리 많은 사람은 없었고 물은 차갑다고 느낄 정도였다.
지금이 해남도에서는 가장 추운 달이라고 하니 아마 날이 더우면 바다는 덜 차갑겠지만 맑은 대신에 몸으로 느끼는 온도는 차가웠다.
이것에서 각종 수상 레포츠를 즐길수 있는데 우리는 바나나보트와 수상오토바이를 선택을 했다.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덜 힘들고 안전한 수상오토바이를 선택을 한것인데 업체들마다 구역이 있는지 배를 타고 조금 멀리 데리고 나가는데 그곳에 있는 것은 두대뿐이라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많았고 그 지루한 시간을 아이들은 스노쿨링을 하던가 바다낚시를 하면서 놀았다.
바다는 잔잔하고 맑아서 놀이에는 가장 이상적인 것 같다.
파도는 거의 보기 힘들 정도라 어찌보면 너무 밋밋하다 싶을 지 모르지만 온가족이 가는 휴양지로는 손색이 없다.
대신에 작은 새우를 낚시 미끼로 해서 릴을 던져서 잡는 낚싯대를 빌려 주고 미끼를 달아 주어서 아이들은 산나게 던져 대지만 한마리도 안잡힌다고 볼멘 소리를 한다. 하자민 잡힌 물고기는 열대어들이라 먹지는 못하는 물고기들 뿐이다.
정작 아름다운 바다는 물속이라고 하지만 난생 처음 들어간 물속은 말 그대로 별천지같다.
산호초는 너무 많고 물고기 밥을 흩뿌려 주면 물고기들은 춤추듯이 달려 드는데 춤추듯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을 바로 눈앞에서 볼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우리가 탄 오토바이 비슷한 기구는 다른 장비가 없이 물속에서 숨을 쉴수가 있고 코 밑까지만 물이 차게 만든 것인데 아직도 그것의 이치를 모르겠다.
얼마만큼 깊은 곳으로 들어 갔는지 모르지만 코 이상으로 물이 스며 들지 많는다는 것이 말이다.
간단한 수신호만 배우면 6살짜리부터 즐길수 있다는 이유때문에 선택을 했지만 그래도 물속에 들어가니 수압때문에 나는 극심한 두통을 느껴서 오래 버틸수가 없었다.
물속으로 조금 깊이 들어가면 더욱 아름다운 광경을 볼수 있지만 그때마다 두통에 눈을 뜰수가 없었으니까...
우리 아이들은 너무나 잘 보고 나왔다면 다들 웃고 손을 흔들며 물밖으로 나온다.
해안의 모래는 아주 곱고 부드럽다.
맨발로 걸어도 아프지 않아서 뛰어 놀아도 좋을 만큼.
하지만 샤워시설은 생각을 해야할 수준이다.
더운 물이 안나와서 찬물에 샤워를 해야하고 수건이나 비누도 따로 준비를 해 가야 한다.
좋은 점과 나쁜 점은 늘 같이 공존한다는 것을 다시금 배운다.

**애심세계에서 슬픔을 느끼다.
이곳은 무척 큰 공간인데 호랑이나 돼지 원숭이 악어쇼등을 볼수가 있다.
돼지들이 달리다가 물속으로 서로를 밀어 넣어서 다이빙을 하게 만들고 호랑이는 서커스를 한다.
왜 돼지들을 물속으로 빠트리는 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돼지들이 떼를 지어 달리다가 다이빙대에 도착을 하면 서로 먼저 빠지라고 난리를 부린다.
그러다가 한마리씩 다이빙을 하면 사람들은 모두 박수를 친다.
게다가 호랑이는 불이 붙은 큰 링을 통과를 하는 가 하면 사육사와 장난을 치기도 한다.
자연에 순응 하지 못하는 인간의 눈에는 그것이 즐거움인지 모르나 아이들과 함께 구경하는 그 장면에서 호랑이들이 불붙은 링을 양쪽으로 번갈아 가며 재주를 부리는 장면은 나에게는 그리 좋은 기억도 못되고 혐오감을 주기만 했다.
그렇게 야생호랑이를 길즐이기까지 인간이 자행한 벌은 얼마나 가혹할까 하는 생각에 몸서리가 쳐질 뿐.
악어쇼에 나온 악어들의 움직임은 느릿느릿하고 그런 악에게 사육사는 악어 입속으로 머리를 집어 넣기도 한다.
가장 슬펐던 것은 몸집이 큰 코끼리의 공연이었는데 코끼리를 가까이서 보니 눈에 진물인지 눈물인지를 흘리면서 눈도 못뜨고 사람을 태우고 사진을 찍는다.
호기심에 다가 갔다가 그 모습에 마음이 아팠던 곳이기도 하다.
돈을 내고 사진을 찍어 준다기에 나갔다가 그 눈물을 보고 거의 분개에 가까웠고 점점 코끼리들의 동작을 보면서 이루 말할수 없는 비애를 느꼈던 곳이다.
나만의 생각이기 보다 되도록이면 동물은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 서로에게 보기도 좋지 않을런지..
돈벌이 때문에 동물을 학대하는 것에 대해서 처음으로 반감을 느끼게 되었다.
나만은 이제는 이런 쇼구경은 하지 않으리라.

**심아의 밤풍경
녹회두 공원이 유명하다고 해서 올라가 보았다.
우리나라로 치면 남산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올라면 전설의 동상이 서 있고 시내의 야경을 구경 할수 있다.
녹회두 공원은 이족청년이 사슴을 뒤쫓아서 갔는데 해변의 벼랑 끝에서 사슴이 갑자기 뒤를 돌아 보더니 아리따운 여인으로 변했다고 한다.
그 여인과 결혼을 해서 자식들을 낳아서 이족촌을 세웠다는 전설이 있다고 하는 곳이다.
조금 심심한 전설이지만 이곳이 야경을 구경하기 아주 좋은 곳이다.
심아의 중심을 흐르는 바다와 다리를 보면서 야경을 감상하러 걸어서 약 10분정도를 올라간다.
정상에는 큰 동상이 세워져 있고 군데군데 앉을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서 데이트 하는 분들에게는 최상의 코스가 될것 같다.
중간중간 산책로가 여기 저기 있는듯 안내문이 많이 보이기도 했고 사찰들이 있는지 뒤에 무슨 무슨 寺라고 적힌 이정표들도 많다.
아주 시원한 바람이 불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의 뛰노는 모습을 보며 밤 야경을 보는 재미도 참 좋다.
이곳의 야경은 대도시에 보는 화려한 야경만큼은 아니지만
높은 곳에 올라와서 내려다 본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워낙이 심아에는 화려한 네온사인들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이라 같은 중국권내의 홍콩과는 많이 비교가 되는 곳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인간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것인 야경이 아닌가?
그 두근거림이 사진으로 들어 갔는지 사진들도 흔들린다.
다음은 야시장.
주로 열대과일이 있는 곳을 둘러 보았는데 재래시장이라도 다양한 품목들이 있는것은 아닌듯 싶었다.
이름도 모르는 과일들도 있고 한국에서 더러 먹어 본 과일도 있지만 왠지 당도가 높지 않아서 입에 맞지를 않았고 고작해야 파인애플 깎아서 파는것 하나로 목마름을 해결할 뿐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았다.
시장쪽에 늘어선 가게 안을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유행이 지나간 물건들을 파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며 조잡한 물건들이 많아서 쇼핑을 할 곳은 못되고 그저 구경삼아 가 보면 좋은 곳인것 같다.
야시장 근처 길거리 꼬치구이집에 들렀는데 자리가 아주 크다.
그냥 공터에 나이트 클럽처럼 탁자와 의자를 갔다 놓고 장사를 하는데 특징은 주문을 받으러 오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아느 여자가 안주거리와 반찬거리를 가지고 오기에 그냥 주는 것인줄 알았는데 남의 장사에 옆다리 끼는 또 다른 장사치라는 것이 얼마나 생소하던지.
오히려 그들이 더 주인같다.
그뿜만이 아니라 앉아 있으면 온갖 상인들이 물건을 팔아 달라고 온다.
우리가 앉아서 맥주 한잔을 마신 곳의 주인은 양꼬치구이를 팔고 잇는데 무척이나 핸섬하고 특이한 모자를 쓰고 있었다.
주위에는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구이에만 신경을 쓰는지 사진을 찍어도 반응이 없다.
자리에 앉아 있으니 또 다른 상인이 다가 온다.
두 아리따운 여자분이 꽃을 들고 와서 사라는 눈치인데 기타를 들고 잇는 것을 보니 노래도 불러 주는것 같았기에 꽃 두송이를 사고 부모님께 노래를 선물을 했다.
아가씨들 말이 첨밀밀을 말하는 것 같아서 그것을 불러 달라고 했더니 아리랑도 할줄 안다고 한다.
밤시간에 앉아서 두 아리따운 아가씨(보기 드물게 미인형의 얼굴이다)의 노래를 들으며 또 행복하다.

길을 걷다 보면 한국상표나 자동차를 볼수가 있다.
많지는 않지만 삼성이나 국산차등을 보면 왠지 반가운 것은 우리가 한국인에기에 그렇겠지만 반가운 마음에 조카들은 매장 안으로 들어 가서 기웃 거린다.
또 한가지 특이한 것은 이곳에 북한 사람이나 조선족들이 많기에 북한 식당이나 북한 사람들을 볼수 있다는 것인데 사진만은 찍을 수 없다고 한다.
현지 가이드는 조선족 사람이었는데 3개월은 해남도에서 가이드를 하고 나머지 9개월은 고향인 연변에 가서 백두산 가이드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가이드하고는 사뭇 다른 언어를 구사를 하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북한식당을 방문을 해서 음식을 맛보았는데 평양냉면이 맛있다고 해서 후식겸 시켰다가 이도저도 아닌 맛에 약간의 실망을 했는데 그 맛이라는 게 막국수 비슷한 면발에 육수도 벌겋게 해서 나온다.
시원하게 먹을 것이라면 모르지만 권하고 싶지는 않고 바로 옆에 북한 건강식품을 파는 곳이 있어 들렀더니 사진은 절대로 찍지 못한다고 한다.
그들이 말하는 동무의 상품소개는 방송에서 보던대로 맛깔진 목소리에 억양도 참 재미나다.
이곳에서는 부모님 드릴 두어가지 물건을 구입을 했다.
그외에 쇼핑한 곳은 양모로 만든 이불이나 실크 제품을 파는곳이나 진주제품을 파는 곳이 있다.
제법 큰 매장이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직접 시연을 해 보이는데 쇼핑을 안하겠다고 한 결심이 무너져서 이불솜을 가족들 것을 전부 사가지고 오게 되었다.
며칠간의 여행이지만 더운 나라에서 느끼는 시간 여행은 제법 즐거웠고 우리나라에서 보지 못하는 풍경들이 탄성을 주기도 하고 또 짜증도 나게 하지만 역시 여행의 묘미는 보고 듣고 먹고 즐기는 모든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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