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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낯설지만 익숙하다.
이름: 조연우 ㅣ 작성일 : 2007-01-31 오후 9:02:16


재미있고 여러 가지를 발견할 수 있는 미술관.

좋은 생각이 가로질러지고 있는 미술관.

즐기고 싶은 사람은 즐길 수 있고, 생각하고 싶은 사람은 생각하고, 느끼고 싶은 사람은 느껴지는 미술관.

 들어갔을 때보다 나올 때 더 마음이 풍요로워 지는 미술관!

 미술관 그 자체를 하나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싶다.

 잘난 미술관, 훌륭할 것 같은 미술관, 호화로울 것 같은 미술관, 닫힌 미술관을 하고 싶지 않다.

 있을 때야말로 좋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손이 닿았을 때의 느낌이 따뜻한 미술관으로 하고 싶다.

 나는 바깥의 바람이나 빛이 자유롭게 출입하는 미술관을 하고 싶다.



 -미타카 숲의 지브리미술관三鷹の森ジブリ美術館 팜플렛 중-



 일본 지브리미술관에서 가슴은 방망이질 했다. 그 동안의 지브리 작품에 대한 질문을 단번에 매듭짓게 하는 전시 포맷 때문이었다.

 애니메이션 전의 작업과 상영에서의 감동, 그 후 관객의 상상의 몫까지 책임지기 위해 기꺼이 만화의 세계가 되어, 진짜 만지는 만화로 만화의 생각을 넘겨주는 체험 미술관 지브리를 그래서 언니는 최고라고 말했다.

 미아가 되어 그 세계를 부유하던 즐거운 기억을 더듬으며, 우리는 유럽에서 가장 큰 벨기에만화미술관Centre Belge de la Bande Dessinee.썽트흐 벨주 드 라 방드 데씨네를 모든 감각을 총 동원해 상상하기에 숨 가빴다.

영국에서 출발해 새벽 5시에 벨기에에 도착했다. 취리히Zurich로 가는 야간열차를 예약하려고 했는데 글로벌프라이스가 붙어 일인당 90유로란다. 그래서 오후 3시 기차를 예약 할 수 밖에 없었다.

 기지개 하는 그랑쁠라스Grand Place를 거쳐 미술관으로 올라오는 동안 벨기에에서의 일정은, 벨기에만화미술관Centre Belge de la Bande Dessinee.썽트흐 벨주 드 라 방드 데씨네과 마네퀸피스Manequin-pis~그랑쁠라스Grand Place~불르바흐 앙스빠쉬Boulevard Anspach를 잇는 만화의 거리 2곳으로 좁혀졌다.

황량한 도로에서 미술관 오픈 시간, 10시 땡!을 기다렸다.

미술관으로 들어서자 마자, “스머프 어디 있습니까?” 라고 물었다. 그러자 안내원은 “리틀블루맨Little blue man은 위층에 있습니다.” 라고 답했다.

리틀블루맨Little blue man?!

여행 후, 스머프가 영어권 국가에서는 스머프Smurf, 독일에서는 쉬룸프Schlumpf, 프랑스에서는 슈뜨홍프Schtroumpf, 이탈리아에서는 푸피Puffi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 운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녀는 스머프를 리틀블루맨Little blue man이라는 만국 공통의 이름으로 불렀던 것이다.

이처럼 벨기에 만화 페요Peyo의 스머프Smurf는 전세계적으로 2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고 현재도 30여 개국에 방송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벨기에는 <땡땡TinTin>이라는 국가적 캐릭터가 하나 더 있다. 에르제Herge의 <땡땡TinTin>은 매년 전세계적으로 3백만 권 이상 꾸준히 팔리고 있는 유럽의 대표 만화로, 소년 신문 기자 <땡땡TinTin>의 세계 모험을 다룬 벨기에의 만화이다.

<땡땡TinTin>은 프랑스의 전 대통령 드골Charles Andr Marie Joseph De Gaulle의 라이벌이자, 앤디 워홀Andy Warhol의 팝 아트의 영감이었으며, 조지 루카스George Walton Lucas Jr의 <인디아나 존스 Indiana Jones>의 모델이었고 현재,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Allan Spielberg의 차기 작이 될 것이다. 처음 연재된 1929년부터 끝없는 행진 중이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첫번째, 유쾌하면서도 진지하다. 코믹한 캐릭터들과 시종일관 좌충우돌한 유머 속에 20세기의 시사에서 우주로의 진보까지 거침이 없다.

 특히, <푸른 연꽃Le Lotus Bleu.르 로뛰스 블뢰>에서 중국인 창을 통해 아시아를 유럽에 재조명하며 무기력한 국제사회를 비판하고 동참을 요구하는 시대정신은 걸작을 만들었다.

두 번째, 끊임없는 자기 투자이다. 그는 명료한 선의 양식과 가독성(可讀性)에 대한 관심으로 데생에 엄청난 노력은 물론, 철저한 문헌조사와 자료수집을 통해 놀라울 정도로 과학적인 현실성에 접근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 예로, 1953년 작 <달나라에 간 땡땡On a marche sur la Lune.옹 아 마흐쉐 쒸흐 라 륀느>에서 땡땡Tin Tin은 16년을 앞서, 닐 암스트롱보다 먼저 달에 착륙했다. 우주 비행에 대한 역사가 전무한 상태에서 달을 밟는 땡땡Tin Tin의 대사는 너무나도 정확해 후에 천문학계에도 영향을 주어, 에르제Herge의 75세 생일, 벨기에 항공우주국은 당시 발견된 혹성에 그의 이름을 붙여 선물하였다.

셋 째, 국민들의 만화와의 충분한 공감이 <땡땡Tin Tin>에게 세계로의 문을 열어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들이 만든 만화도시 벨기에의 역량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 벨기에만화미술관Centre Belge de la Bande Dessinee.썽트흐 벨주 드 라 방드 데씨네이다.

4층 건물로 다양한 전시가 이루어져있다. 설립 취지가 국립이기 때문에 체계적인 만화의 수집, 보존, 전시를 바탕으로 연구와 교육 활동에 역점을 더 둔 것 같았다. 제 2의 체험 미술관 지브리로 기대한 탓에 지루한 면이 없이 않았다. 하지만 전시품에 대한 나의 부족한 지식을 탓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건, 벨기에만화미술관Centre Belge de la Bande Dessinee.썽트흐 벨주 드 라 방드 데씨네는 벨기에 만화문화를 조성하는 일에 중심적 역할을 하므로 필수코스라는 것이다.

국립의 만화미술관은 자국의 만화가 무엇인지를 소개하는 것이 우선이고 시민들에게 열람과 대출의 서비스와 지속적인 다양한 전시로 친숙한 만화 문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혜택을 시민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제공해, 문화 국가의 이미지를 전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몇 해 전 출발한, 한국만화미술관! 우리에게 새로운 만화 문화공간이 되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이 있다.

과연,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만화를 어필 시킬 수 있는가?

외국인들도 공감 할 수 있는 세계적 한국 만화가 절실하다. 지금, 이것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만화미술관도 만화국가(우리나라)의 중심적 역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방인의 발을 확실히 묶는 벨기에만화미술관Centre Belge de la Bande Dessinee.썽트흐 벨주 드 라 방드 데씨네이 부럽다.

나오면서 기념품 상점에서 산 스머프 피규어는, 내게 따뜻한 통증을 주었다. 친구들과 스머프 쏭을 달달 부르던 옛날을 더듬자니, 스물 다섯! 모든 것이 아련하기만 하다.

그랑쁠라스Grand Place로 내려오는 길, 많은 만화 서점을 보았다. 하지만 이미 미술관에서 스머프 피규어로 과식을 한 후라, 탐이 나도 입맛만 다실 뿐이다.

마네퀸피스Manequin-pis~그랑쁠라스Grand Place~불르바흐 앙스빠쉬Boulevard Anspach를 잇는 만화의 거리는 좋은 음식 냄새가 골목마다 풍기고, 곳곳의 만화 서적과 소품이 즐비하며, 건물 외벽들은 만화로 채워져, 단지 걷는 것만으로도 흥이 난다.

낯설지만 익숙하다. 이것이 벨기에이다.

점심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나는 맥주를 언니는 쇼콜라쇼chocola chaud를 시켰다. 초콜릿의 본 고장이며 맥주 대국이 아니던가. 적당히 배도차고 언 몸도 녹아서 잠이 솔솔 온다. 햇볕이 잘게 부서져 광장을 채운다. 후르츠맥주를 들고, 언니 어깨에 기대 아주 잠시 낮잠을 청한다.

그 잠의 맛이 참으로 쎄봉C`est B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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