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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 chu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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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조연우 ㅣ 작성일 : 2007-01-31 오후 9:05: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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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ck은 아이·아내 등을 부르는 애칭어입니다. 극 중, 웰레스가 웬돌린을 이렇게 부르죠.-
영국애니메이션을 이야기하며,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만난 아드만애니메이션Aardman Animaions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월레스와그로밋Wallace and Gromit>, <치킨런Chicken Run>으로, 영국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을 거둔 독립 프로덕션이다.
미.일의 셀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나에게 아드만애니메이션Aardman Animaions은 분명, 충격이었다. 엄청난 끈기, 인내 그리고 많은 시간을 필요 하는 소재 클레이 때문에, 중요 예술매체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드만애니메이션Aardman Animaions 기술력에 단순히 놀랐다면, <제 3회 영국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 Outside the Box – Animation for TV>의 클레어 킵슨Clair Kitson의 세미나는, United Kingdom of Clay! 이었다.
영국의 중소규모의 클레이애니메이션 프로덕션인 아드만애니메이션Aardman Animaions과 Aaargh! Animation은 각각, 방송사 CHANNEL4와 S4C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작품을 발표하고,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방송매체가 애니메이션의 창구로써, 장르의 대중화와 자국문화 인지도를 높여, 영국 애니메이션의 세계적 명성을 확보하는데 디딤돌이 된 것이다. 비단 영국 뿐 아니라, 일본의 티비도쿄Tv Tokyo나 미국의 카툰네트워크Cartoonnetwork와 같이 선진 애니메이션의 방송매체 활용도는 매우 높다.
이유는, 방송매체의 지원시스템이 애니메이션 인프라 확대의 중요한 거점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방송사는 재방송으로 쿼터 채우기에 급급하고, 불리한 애니메이션 편성정책으로, 프로덕션들은 TV애니메이션 방영시간대 잡기가 어려워, 차선책으로 프로그램 내 삽입 애니메이션으로 연명해 창작물의 축소를 초래했다. 하지만 방송사의 소외에도 불구하고, <유니미니 펫>, <탱구와 울라송>, <바이오캅 윙고>등의 창작 애니메이션의 비교적 높은 시청률은 우리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일본 티비도쿄Tv Tokyo 방영된 <사이버영혼 바스토프레몬>이나 미국 키즈WBKids WB에서 시청률 2위를 기록한 <큐빅스>의 약진이 그러하다. 하지만 국내보다는 해외에 진출해 성과를 거뒀다는 것은, 동시에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창구 시스템의 취약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아드만애니메이션Aardman Animaions의 점토가 영국의 점토로 그리고 세계의 점토로 나갈 수 있었던, 그 저변의 전략적인 지원프로그램들이 한국 방송매체에 정착된다면, 시청률 지상주의와 기획력의 부재에 앞서,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Ko-Animation의 당위성을 먼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영국 현지에서, 이러한 지원시스템의 긍정적인 사례들을 듣고 싶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아트갤러리The Animation Art Gallery에서 유감스러웠다. 영국에도 미국과 일본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영국에게 애교를 부려주고 싶다.
“chuck, chuck!”
애니메이션아트갤러리The Animation Art Gallery는 유명 애니메이션의 원판 셀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상점은 작지만 <월레스와그로밋Wallace and Gromit >의 월레스Wallace의 성우인 피터 샐리스Peter Sallis이나 <인어공주The Little Mermaid>의 성우인 조디 벤슨Jodi Benson 등의 국.내외의 유명 애니메이션 관련자들을 초빙해 리셉션을 열기도 한다. 상품 리스트는 주로 미국 애니메이션 위주이고, 가격도 만만치 않지만 그만큼 메리트가 있어 여유가 있다면 구입을 해도 좋을 듯 싶다.
싱거운 만남을 뒤로 하고 우리는 세계 최초의 만화가인 윌리엄호가스William Hogarth의 집으로 향했다. 역에 도착해 한참을 헤맸다. 쌀쌀한 비도 내리기 시작했다. 음산한 지하도 그리고 황량한 도로의 250년 된 저택 그리고 무뚝뚝한 관리인.
호가스하우스Hogarth House
윌리엄호가스William Hogarth는 18세기 영국 회화의 부흥의 시작이며, 19세기 사실주의 발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영국의 산업혁명과 때를 같이 한 그는, 부패한 사회문제를 풍자하였다. 윌리엄호가스William Hogarth의 판화연작으로 최초의 만화로 불리는 <매춘부의 편력A Harlot’s Progress> 역시, 시골처녀가 런던에서 창녀가 되어가는 과정을 6장에 넣어, 몰락으로 가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당시 곰팡내 나는 영국의 뒷모습을 풍자한 동시에 도덕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당대에는 잘 다뤄지지 않는 부랑자 보호소,매춘,정신병원,런던의 뒷골목 그리고 부패한 귀족의 까발리진 공간을 냉철한 통찰과 비판으로 풍자하며 건전한 정신을 고취 하려했던 그의 정신을 <난봉꾼의 편력The Rake`s Progress>,<당대 결혼풍속Marriage-a-la-Mode> 등에서도 볼 수 있다.
1층과 2층을 돌며 그의 연작(連作)들을 감상하다, 그림에서 서사적 이야기의 흐름을 읽었다.
이것이 만화이다.
현대 만화의 주요 특징인 칸 나누기, 말 풍선, 만화적 연출 등의 부재가 있지만, 시간의 흐름을 타고 읽혀지는 서술적인 그림은 만화의 처음 모습인 것이다.
이 외에도 호가스하우스Hogarth House에는 흥미로운 한가지가 있다. 2층 문 바로 앞에, 그림의 캐릭터들을 그대로 옮겨놓은 작은 종이 인형들이 그것이다. 실감나는 무대배경으로 인해 마치 연극을 보는 것 같다. 그는 분명, 앞서가는 사람이었다. <매춘부의 편력A Harlot’s Progress>의 복제 작이 나돌자, 1735년 호가드 법이라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저작권 문제를 일찍 인식하였으며 다양한 활동으로 영국의 미술을 대중과 함께 호흡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넘치는 창의성으로 선보인 듯 한, 이 캐릭터 상품을 이곳에 가보거든 꼭 빠트리지 말길 바란다.
윌리엄호가스William Hogarth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존손경갤러리Sir John Soane’s Museum, 내셔널갤러리National Gallery, 테이트갤러리Tate Gallery를 차례로 돌기로 결정하고 밖으로 나왔을 때, 비가 그치자 호가스하우스Hogarth House의 숨겨져 있던 18세기 영국 정원이 눈에 들어왔다. 수선화가 봄을 속삭인다. 윌리엄호가스William Hogarth의 목가(牧歌)였다.
윌리엄호가스William Hogarth의 작품 외에도 다양한 수집품들을 볼 수 있어 작은 대영 박물관 같은 존손경갤러리Sir John Soane’s Museum 다음으로 내셔널갤러리National Gallery로 향했다.
34번 윌리엄호가스William Hogarth의 방을 시작으로, 이 방 저 방, 이 의자 저 의자에 앉아서 프린트해 간 자료들을 들춰가며 그림들을 흘려가던 중, 빈센트반고흐Vincent van Gogh의 <열 네 송이의 해바라기Vase with Fourteen Sunflowers>를 소묘 하는 소녀가 보였다.
소묘는 시작이다.
21x13 작은 드로잉 북에서 <열 네 송이의 해바라기Vase with Fourteen Sunflowers>는 다시 피어나고 있다. 그리고 예술의 형식과 의미에 집착한 나의 A4에서 다시 죽는다.
기념품 상점에서 강렬한 노란색 드로잉 북을 샀다. 여행을 소묘 할 것이다. 돈 맥클린Don Mclean의 노래 빈세트Vincent에 <별 헤는 밤Starry Night over the Rhone>에 감정이 열렬했던 소녀적, 그 시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흐Gogh가 친애하는 동생 테오Theo에게 보낸 편지를 인용해 나의 시작을 알리자면,
<<황금이라도 녹여버릴 것 같은 그 열기를, 해바라기의 그 느낌을 다시 얻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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