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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의 빙하협곡에는 인디언총각처녀가 마주보며 살았다는데---
이름: 임행근 ㅣ 작성일 : 2006-08-21 오후 2:37:13

Rocky Mountain High
---前略
Now he walks in quiet solitude the forest and the streams
 Seeking grace in every step he takes
 His sight has turned inside himself to try and understand
 The serenity of a clear blue mountain lake
 And the Colorado rocky mountain high
 I`ve seen it rainin` fire in the sky
 You can talk to God and listen to the casual reply
 Rocky mountain high---이하생략

 이제 그는 숲속과 강물의 고독을 걸으며 발걸음마다 은총을 구한다네
이제는 내면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려 애쓰게 되었지.
맑고 푸른 산호수의 정적(靜寂)속에서.
콜로라도 록키산은 드높고 나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폭우번개를 보았네.
하나님에게 이야기를 나눌수 있으며 뜻밖의 대답에 귀를 기울이게 되지.
 ‘Rocky Mountain High`

위의 가사는 몇년전에 작고한 컨트리송가수 John Denver가 부른 노래로써 캐나다와
 미국에 걸쳐있는 록키산맥을 일부묘사한 것이다.
부족한 나의 영어실력으로 나름대로 詩的으로 번역해 보려 애썼지만.

 금년 여름휴가때 벤쿠버에서 여행사를 하는 처남의 초대로 비행기만 타고 오라는
말에 고무된 나는 가족과 함께 경비절감을 위하여 홍콩을 경유, 비행시간만
무려 15시간이상을 날아간 덕분에 몸으로 때운 대신 120만원이상을 절감할수 있었다.
(Economy석에 장시간 앉아 가면 발에 피가 잘 안통하여 발등이 붓고 허리, 어깨도
 뻐근하여 상당한 인내력이 요구됨. 이런게 바로 Economy석 Syndrome임.
참고로 7월성수기때의 대한항공은 1인당 왕복150만원정도이며 동경이나 홍콩을
 경유하는 Cathay Pacific이나 North West, JAL등은 110만원정도임)

도착후 여장을 풀고 다음날 바로 록키로 출발, 1,200여km를 약 12시간걸려
벨마운트라는 록키초입지역에 도착하여 저녁식사후 바로 숙소에서 잠만 잤다.
12시간 가까이 오면서 끝없이 펼쳐지는 산과 키가 엄청크고 쭉쭉뻗은 전나무숲들,
 숲을 낀 수많은 강들을 보았다. 너무 질서정연하여 인공조림이냐고 물어보니
전부 천연적으로 자란 나무들이란다.
 (초행길이지만 어디선가 본것같아 생각해보니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 나오는
 그런 평화로운 정경이었다. 물론 영화속의 배경은 미국 몬타나주였지만.)

정말 넓은 땅덩어리였다. 이렇게 달려왔는데도 지도상 1/10이나 왔을까.
(캐나다는 우리나라땅의 45배, 인구는 3,000만밖에 안된다고 함.)
가는 중간중간마다 차들이 서있으면 반드시 야생엘크사슴, 산양, 곰등이 도로옆 숲속에 보였으며 모두들 카메라셔터 눌러대기 바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렇게 좋은 산보길을 트레킹하는 사람들이 거의 보이질 않았는데
그 이유를 물어본즉, 코요테(늑대의 일종)나 그리즐리(grizzly)곰이 사람을 해치는
경우가 있어 위험하다고 한다.

 첫날 관광이래봤자 가는 중간에 딱 하나, Bridal Waterfall이라는 아주 조그만
 ‘신부의 폭포’라는 곳을 보았으나 그저그런 평범한 느낌이었다. 물떨어지는 모습이 신부의 면사포같이 얇으면서도 서서히 은빛물안개를 일으키는 부드러운 자태의 폭포였다.
 오히려 인상적인 것은 그 폭포로 가는 주변의 나무들이었다.
괴기영화에 나오는 나무들처럼 컴컴하고 무시무시하여 가까이 가보니 청태(푸른이끼)가 온통 나무를 뒤덮어 뿌리, 가지, 잎 모두가 늘어지고 푹신푹신해 보였다.
 이끼의 포자가 대기에 떠돌다가 산악지대라서 비가 자주와 그대로 나무들에 눌러붙어
자란, 그야말로 건강한 나무, 건강한 숲이 된 것이다.

둘째날, 록키의 최고봉인 항상 만년설에 뒤덮혀 있고 장엄하고 엄숙하고 그 산을
 보면 겸허해 진다는 Mt.Robson에 갔으나 날씨가 흐리고 구름이 온통 산을 뒤덮어 산밑자락마저 하나도 안 보였다.
가이드 이야기로는 이 산은 기상변화가 심해 항상 볼수 있는 산이 아니며 보여줄 준비가 되어있는 아주 맑은날, 그것도 운이 좋은 사람만 볼수 있다고 하니 또 언제 올지 모르지만 다음을 기약할수밖에.
주변을 살펴보니 산세(山勢)가 수려하고 Mt.Robson옆을 좌우로 수많은 봉우리들이
 받쳐주고 있음을 보아 분명히 명산일 것 같았다.
그 봉우리들중의 하나가 예전 우리나라 등반가인 고상돈 대원이 순직한
매킨리봉이라 하니 만감이 교차했다.
참고로 록키산맥의 산들은 보통 3,000-4000M가 넘는 고산(高山)들로써, 또 이정도는
 되야 산이름앞에 Mt.를 붙여준다 하니 사람의 경우 경칭어로 Mr.나 Sir를 붙여주듯이 산이나 호수이름앞에 Mt.나 Lake가 붙어 있으면 그 산과 호수의 경지를 미루어 짐작해도 된다.

또 몇시간인가 가서 아싸바스카(Athabasca)빙하지대(Icefield)를 갔는데 멀리서 보니
개미같이 점점이 사람들이 거대한 빙하(glacier)로 덮혀있는 산사이의 협곡을
 오르고 있었다.
 빙하의 넓이는 몇백미터 되는 것 같고 깊이도 200여미터라 하니 가히 장관이었다. 雪上車(Snowcoach-기어가 18단이나 되며 바퀴가 울퉁불퉁 엄청 큰 특수차량)를 타고 중턱까지 올라가서 내려, 100여미터 걸어올라가보니 생각보다 미끄럽지 않았으며
 드문드문 영화속에서나 보았던 크레바스(crevasse-사람이 빠질법한 수십미터 깊이의
 빙하틈새구멍으로 위험하여 메꾸어 놓았음)도 드물게 있었고
빙하 곳곳이 녹아 그
 물이 흘러내려가 커다란 호수를 만들고 있었다. 좀더 깨끗한 빙하물을 마시려고 관광객모두가 점점 더 빙하위쪽으로 올라가서 각자가 가져온 빈물통에 받아마셔보니 가슴속이 상쾌해졌다.
 캐나다에서는 빙하를 이용한 생수(glacier water)와 Ice Wine을 흔하게 팔고 있으니 얼마나 자연의 혜택을 받은 나라인가.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수십년에 걸쳐 점점 빨리 녹아 이미 아래쪽에서 위로 몇백미터 올라간 상태라 하니 인디언들에 의하면 언젠가 빙하가 다 녹으면 협곡을 사이에 둔 양쪽산의 인디언처녀, 총각의 못다한 사랑이 이뤄진다는 로맨틱한 전설이 있다고 한다.
빙하정상까지 시간상 못오르고(2-3시간 소요될 것 같았음. 언젠가 아이젠을 갖고와서 끝까지 올라가리라.) 째려보기만 하고 허둥지둥 내려와 다시 차로 이동---페이토호수, 보우호수등 호수 몇개를 보았는데 호수들이 한결같이 산을 끼고 정상에는
 만년설이 아스라이 보이고 침엽수가 울창하고 호수물빛이 에머랄드라고 할지, 옥색이라 할지 그 푸른 색깔은 사진으로도 제대로 나오질 않았다.
 역사에서 배웠던 빙하시대가 정말 있기는 있었던가 보다.
빙하자체가 그 자리에서 녹아 호수가 되질 않았나, 아직도 빙하가 녹아서 호수가
 되질 않았나, 또한 빙하가 산사이로 흘러지나간 자국이 저렇게 선명하게
 남아있질 않은가.
캐나다에는 동네의 이름없는 호수까지 합치면 2백만개나 된다고 하니 호수몇개만이라도 우리나라로 옮기고 싶었다.

 또다시 차로 이동, 세계적인 관광도시라고 하는 밴프시내(생각보다 번화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산들로 둘러싸인 아담하고 차분한, 예쁜 도시이며 하루쯤 자고 싶은
 정감이 가는 도시였다.)에 도착, 식사후 변두리 호텔(시내호텔은 엄청비싸다고 하며 항상 1년전에 예약이 끝난다고 함)로 이동, 바로 취침zzz-ZZZ-zzz.

벌써 관광마지막날, Roger`s Pass
(1900년경 로져라는 사람이 천명가까운 중국인을 동원하여 깎아지른듯한 절벽사이의 협곡이 폭설로 자주 막히자 그곳을 고민끝에 제법 긴 ┏┓字각목터널을 만들고 그 위에 흙을 덮어 철도이동을 쉽게 하였다고 하며 그 당시에는┏┓字각목터널이 대단한 아이디어였다고 함. 또한 그때부터 중국인의
 캐나다이민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함---하여튼 세계 어디를 가도 China Town이 있으며그네들의 뿌리내림역사는 알아줘야 함. 오죽하면 홍콩의 중국반환이후 수많은 홍콩사람들이 벤쿠버에 와서 홍쿠버라는 별명까지 얻었을까.)
를 지나서 록키관광의 백미(白眉)인 Lake Louis에 도착한 순간, 너무나 아름다운
 호수중의 호수에 정말 이름앞에 아무렇게나 Lake를 앞에 붙이는게 아니구나 실감이 났다.

역시 산과 만년설, 숲과 드넓은 호수의 절묘한 조화는 그 자리에서 한참을 감상해야만 했다. 30여분간 Lake Louis호수옆 오솔길을 걷는데 어찌나 나무들에게서 향긋한
 휘튼치드향이 뿜어져 나오던지---그 냄새는 지금도 생각하면 내 후각신경을 자극하여 후빈다.
얼핏 누군가 외국인여자가 지나가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들렸다.
호수물빛이 너무 아름다워 슬프기조차까지 하다고---
(그래 맞아. 당신과 나는 국적은 다르지만 뭔가 통하는게 있구먼.
나도 실은 잠깐이나마 그렇게 생각했어.)

천국에 호수가 있다면 분명히 이 호수가 틀림없으리라. 혹자는 이 레이크루이스를
천당前의 999堂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고 하며 당시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에게
 그 딸인 루이스공주가 이 호수에 그만 반하고 말아 자기에게 달라고 해서 Lake Louis로 명명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콜롬부스가 신대륙발견이후, 영국과 프랑스놈들의 땅따먹기 싸움은 캐나다
지역 곳곳의 이름에서 눈치챌수 있다. 먼저 발견해서 당시 잘 살고 있는
 인디언원주민들을 몰아내고 자기네들 이름을 짓고 건물등을 남겨놓고 식민지화
 했으니 불쌍한 인디언들은 다 어디로 갔을꼬---)
 역시 압권인 레이크루이스를 보고 일본의 서정피아니스트, 유끼쿠라모토는 영감을 받고 작곡, 얼어붙은 레이크루이스호수의 얼음깨지는 소리를 형상화한 아름다운 피아노연주곡인 ‘Lake Louis`를 언제든지 누구나 CD로 감상할수 있다.

3박4일간의 주마간산(走馬看山)식 록키관광을 하고 너무 호들갑을 떨지는 않았는지
부끄럽기만 하다.
 하지만 스위스를 가본적이 있는 나로서 비교한다는 자체가 우습지만
(제각기 각 나라의 문화에도 비교우위가 없듯이 그 자체로써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함)
감히 록키를 먼저보고 스위스를 그 다음에 보면 조금은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스케일에서 록키는 광활하고 압도당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표현력이 궁색하기만 하다.

아무튼 캐나다하면 드높은 산, 호수, 숲, 만년설등이 떠오르고 혹시 가실분들을
 위하여 대자연, 록키관광만은 시원한 여름철(현지는 7월말이 한여름으로 보통 17-22℃로 긴팔입어야 하며 우기에는 3-4달씩 계속 비가 스물스물 하루종일 뿌려 우울증걸리기 십상인 날씨라서 현지인들도 이때에는 달콤쌉쌀한 쵸코렛을 자주 입에 넣어 우물우물 녹여먹어 울적한 기분을 달랜다고 함)에 여행하기를 바란다. 겨울에는 눈이 자주 그리고 엄청 많이 와서 도로자체가 아예 폐쇄된다고 한다.

벤쿠버시내나 부차트가든, 휘슬러스키장, 빅토리아섬, 가까운 씨애틀등은 나중에
 가봐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캐나다에 아는 사람이 있으면 팩쏘주(현지에서는 쏘주일병에 만원
이상)한상자와 한국담배선물(현지에서 양담배 한갑에 6,000원)이 가장좋고 올때는 Maple Syrup(천연단풍나무 수액시럽으로 캐나디언은 행사때 눈을 뭉쳐 이것에 찍어
먹기도 하고 꿀대용이나 차로 마셔도 무난하며 값도 2kg에 슈퍼에서 7,000원밖에 안함. 꿀도 싸나 건강에는 당도가 낮은 단풍시럽이 더 좋다.)만 사오면 무난하리라---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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