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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졸레의 9월은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

이름: 관리자 ㅣ 작성일 : 2009-08-28 오전 9:46:03

Beaujolais Wine

보졸레의 9월은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

연간 150여 개국에 5,000만 병 이상의 와인이 판매되는 보졸레 누보는 바로 프랑스 론(Rhone)주의 수도인 리옹에서 불과 30분 정도면 그 초입에 닿는다. 이제 3개월 후면, 전세계에 보졸레 와인을 맛보는 대 축제가 펼쳐질 것이다. 글, 김형철 편집장│ 사진 박진희 기자

와인 마니아들 사이에서 11월은 가장 학수고대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매년 11월 셋째주 목요일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축제가 펼쳐지기 때문인데, 바로 보졸레 누보의 출시가 이 날을 기해 이루어지는데, 보졸레 누보를 맛보려는 사람들이 이날을 기다리며 와인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으로, 와인숍 앞에서 줄을 서곤 한다. 보졸레에서 생산된 와인들이 각기 거리가 다른 나라로 운반되어 동시에 맛을 볼 수 있도록 나라별로 차등을 두고 생산지로부터의 운반날짜를 결정하는 것도 마케팅의 한 방법이기도 하다. 보졸레에서 와인을 만들기 위한 포도의 수확작업은 매년 9월경이면 끝나게 된다. 그러니 지금이 포도를 수확하는 시기인 셈이다. 이렇게 수확된 포도는 몇몇 공정을 통해 햇와인으로 세상에 빛을 보게 되는데, 3개월만인 11월에 그 맛을 보게 된다. 이것이 보졸레 누보인 것이다. 몇 년씩 숙성된 포도의 맛과 다른 햇와인의 상큼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보졸레 누보는 어린 맛(?)을 음미하는데 더 큰 의미를 두고 탄생되었다. 프랑스 사람들의 식탁에는 반드시 와인이 함께한다. 그것이 보졸레 누보이던 보졸레 빌라쥬던, 혹은 보졸레 크뤼던 간에 식사를 할 때 반드시 와인을 함께 마신다. 므제브에서 만났던 현지 관광청의 직원인 다니엘과 여섯 번에 걸쳐 식사를 함께 했는데, 그때마다 와인을 꼭 시켜서 마시곤 했다.

보졸레의 3단계-그린, 사우스, 크뤼 보졸레 리옹을 떠나 보졸레 입구에 들어선 것은 리옹을 떠난지 30분 정도 지나서다. 운전기사 겸 엑셀리스 투어의 전문 가이드인 ‘로랭피뇽’은 보졸레 지역을 크게 세 곳으로 나눈다고 말한다. 보졸레 전체 지역을 위에서 아래로 3등분을 했을 때 가장 위쪽지역을 ‘크뤼 보졸레’라고 말하고, 중간부분을 ‘그린 보졸레’, 그리고 남쪽지역을 ‘사우스 보졸레’라고 말한다.

사우스 보졸레는 리옹에서 가면 와이너리가 시작되는 곳으로 그린 보졸레나 크뤼 보졸레보다는 포도밭이 본격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그린 보졸레로 점점 가까워질수록 이곳에서만 생산되는 골드스톤으로 지은 집들이 전원풍경의 포도밭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치를 펼치고 있다. 그린 보졸레는 본격적으로 포도밭이 시작되고 또한 주변의 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숲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크뤼 보졸레에서는 다양한 와이너리가 독특한 맛의 와인을 생산하며 보졸레 지역의 특징을 만들어가고 있다. 보졸레 지역을 지나다보면 거의가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의 것이거나 혹은 몇몇 와인생산업자들이 모여 공동으로 운영하는 프로듀서를 만날 수 있다. 이렇다보니 각각의 프로듀서마다 맛에 있어서 약간을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그 차이는 미미하다. 관련 기관으로부터 맛의 기준에 대한 지침을 따르고 있어서 와이너리는 달라도 거의 비슷한 수준의 맛을 유지하고 있다. 와인생산을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가업으로 여기고 남다른 자존심과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이곳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선보이는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홍보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보졸레와인은 레드와인 보졸레에서 재배되는 포도품종은 대부분이 ‘가메이’다. 이 품종은 주로 레드와인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식재되는데, 보졸레에서 볼 수 있는 약 95퍼센트의 포도나무가 가메이종이다. 화이트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식재되는 품종은 ‘샤도네’로 약 5퍼센트의 포도나무만이 이곳에서 볼 수 있다. 그래서 보졸레 와인을 얘기할 때 보통 레드와인을 떠올리는 것이다.

250일 이상의 풍부한 일조량 덕분에 와인을 만들기에 적합한 포도가 생산되는 지리적 조건이 보졸레 지역을 와인의 산지로 유명하게 했고, 또한 주변의 강을 통해 먼 곳까지 운반이 가능했기에 옛날부터 포도밭 및 와인산지로 성장할 수 있었다. 포도 묘목을 준비하고 심고 가지치기 및 전반적인 관리를 사람의 손으로 직접 할 수밖에 없기에 그 정성이 남다르다. 더구나 일부 포도밭은 경사가 급한 곳도 있어서 트랙터의 진입이 어렵기에 사람의 손이 절대적인 경우도 있다.

수확된 포도는 껍질 그대로 탱크에 넣어 숙성시키게 되는데, 이것을 압착하여 껍질로부터 주스를 생산하고, 그 뒤에 더 숙성과정을 통해 와인을 만들어 내게 된다.

1980년대 초반, 보졸레 누보가 호주에 상륙하고 1985년 이후 이탈리아와 일본에 소개되면서 점차 세계적으로 보졸레 누보의 존재를 알리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이것이 소개된 것은 1990년대 초반으로 2000년에 들어와서 이것의 맛과 향이 우리의 입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매년 11월 셋째주 목요일에 보졸레 누보가 출시되면 이를 구입하기 위한 전쟁이 펼쳐지듯 이제 한국에서도 보졸레 누보의 위치는 대단히 안정적이다. 아마도 햇와인의 감칠맛과 신선함, 그리고 이를 수입하는 회사들의 대고객 마케팅 활동이 판매증진에 큰 역할을 했고 그 열기는 아마도 계속 이어질것이다.

보졸레 빌라쥬를 포함한 11개 크뤼 ‘크뤼’는 일명 프리스티지 와인으로 말하는데, 보졸레 지역의 북쪽에 자리한 크뤼 보졸레에는 10개의 크뤼가 있다. 부루이, 꼬뜨드부루이, 쉐나, 쉬르부루, 플뢰리, 쥘리에나, 모르공, 물랭아방, 레니에 그리고 생다무르 등 10곳과 전체 생산량의 25퍼센트를 차지하는 보졸레 빌라쥬를 포함해 모두 11곳이다. 이 지역에 자리한 10개의 크뤼들은 각기 고유 브랜드를 사용해 와인을 판매하고 있으며, 최고의 품질과 맛으로 보졸레 와인의 가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 중에서 장기 숙성용으로 빚은 와인을 덜 숙성된 상태로 마시는 브루이나 쉬르부르, 레니에 등의 크뤼가 있고, 완전 숙성된 뒤 몇 년이 지나서 마시게 되는 물랭아방, 모르공, 쉐나 등이 있다. 크뤼 지역의 와이너리를 찾아가보면 대부분 집안의 가업으로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를 만날 수 있다.

브루이 크뤼의 포도밭은 크뤼 중에서 가장 넓은 면적인 1,300헥타르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와인은 붉은 빛의 강렬함과 여러 과일의 독특한 향도 가지고 있다. 쉐나 크뤼는 루이 13세의 기호품이기도 했던 와인으로 고대 참나무 숲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섭씨 14도 정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최고의 맛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쉬르부르 크뤼는 해발 400미터의 화강암 지대 위에 자리하고 있는데, 보졸레 포도밭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 이 와인의 경우 섭씨 12도 정도로 유지되어야 제 맛을 음미할 수 있다. 꼬뜨드부루이 크뤼는 햇볕이 잘 드는 부루이 산의 경사면에 자리하고 있어서 와인의 풍부한 향과 짙고 붉은 색깔이 최고의 품질을 짐작케 한다. 보통 섭씨 13도에서 보관되어야 하며 고기를 먹을 때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여러 크뤼들의 와인들은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 섭씨 10도에서 14도 사이의 보관 온도를 필요로 한다. 평균적으로 섭씨 12도 정도의 조건에서 최적의 맛과 향을 유지하게 된다. 보졸레 와이너리 여행 중에 식사시간이 되면 와이너리의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작은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이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과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어느 곳이든 그들은 풍부한 종류의 와인리스트를 가지고 있는데, 11개 크뤼의 라벨이 붙어 있는 와인 중에서 선택해 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보졸로게 걸어온 길 보졸레 북부의 로맨사에 있는 보졸레 와인박물관(The Hamlet of Wine in Beaujolais)은 보졸레 지역에서 오랫동안 와인생산을 위해 필요했던 포도밭 경작이나 도구 등에 관한 역사적인 자료들을 둘러볼 수 있는 박물관이 있다. 이 박물관도 원래는 보졸레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을 외부로 실어 나르기 위해 운영되었던 기차역이었는데, 그 기차역은 자동차 등의 교통수단과 도로망의 발달로 인해 더 이상 그 용도가 미미해지면서 박물관으로 새롭게 변신되었다. 현재 이 박물관은 ‘조지 듀보프’라는 사람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데, 와인생산으로 성장해온 보졸레의 일대기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포도경작에 사용된 농기구나 포도를 숙성시키기 위한 도구들, 콜크마개, 포도나무의 종류, 테이스팅룸, 비디오실, 포도운반도구 등 현대적인 기술과 도구에 밀려 이제 더 이상 보졸레의 농장에서 볼 수 없는 도구 등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의 도구들이 전시되고 있다.

리옹에서도 하루에 보졸레 지역의 여러 와이너리를 다녀오는 프로그램들을 호텔의 리셉션에서 만날 수 있다. 골드스톤으로 지은 전통가옥들의 정취나 구릉을 이루고 있는 이 지역을 돌아보면서 일부 와이너리에 들러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테이스팅, 그리고 와인을 곁들인 스테이크나 샐러드 등의 음식을 목가적인 풍경의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이제 새로운 싹을 띄울 포도나무들이 보졸레 지역을 더욱 풍부하고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가을의 수확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일조량과 수분의 공급, 그리고 정성으로 다듬는 사람들의 손길로 후각을 자극할 보졸레 누보와 보졸레 빌라쥐 그리고 보졸레 크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맛의 와인을 만들어 낸다. 올 가을, 또 한 번의 와인파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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