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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타 - 아이리스처럼 아키타의 겨울은 빛난다

이름: 관리자 ㅣ 작성일 : 2010-01-30 오후 1:35:29

AKITA

일본의 북도호쿠 지방의 아오모리, 이와테, 아키타는 겨울이 더욱 빛난다. 특히, 아키타는 하얀 설원의 세계에 매료된 사람들이 빼놓지 않는 겨울 여행지다. 이곳이 요즘 더 이야기되고 있는 것은 드라마 ‘아이리스’가 한 몫을 하기도 했다. 겨울이 아름다운 고장, 아키타로 여행을 떠나보자.

2009년 3월 9일, 아키타 공항을 꽉 채운 아이리스 팀은 본격적인 아키타에서의 촬영을 시작했다. 국가안전국(NSS) 요원들 사이에서 보여지는 사랑, 배신, 액션을 다룬 블록버스터 드라마로 총 제작비 200억 원이 투입된 한국방송공사의 야심작이기도 하다. 아이리스의 촬영을 위해 아키타의 여러 단체와 기관에서 적극 협조를 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화면속의 아키타 모습들이 더욱 가슴에 와 닿는 듯하다.

아직 겨울의 느낌이 가득한 3월의 아키타에서 그려낸 아키타의 풍경은 그대로 화면 속에서 시청자의 시선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 느낌을 보려고 아키타를 찾는 사람들의 관심은 지금도 시들지 않고 있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지났던 곳을 찾아가보는 여행으로 잠시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어보곤 한다.

겨울의 한 가운데서 아키타를 찾았다. 공항으로 내려서는 비행기 차창 밖으로 보이는 아키타의 세상은 온통 밀가루를 뿌려 놓은 듯 하얗다. 흐린 하늘 아래 하염없이 내리는 굵은 눈발을 헤치고 곳곳에서 지체되는 아스팔트길을 따라 아키타의 명소를 찾아 향한다. 일본의 북쪽 지방에는 겨울에 특히 많은 눈이 내린다고 하지만 너무 많이 쌓이는 눈 덕분에 방향도, 집도, 그리고 길을 찾기도 그리 쉽지가 않아 보인다.

‘겨울에 많은 눈이 내리면 그해 풍년이

온다’는 우리 삶의 지혜처럼 이곳의 논과 밭에는 매년 풍작이 찾아오곤 한단다. 푸른 초원과 우거진 삼림이 만들어내는 천혜의 자연주의 고장 ‘아키타’. 깨끗한 고장에서 나오는 맛깔스런 음식재료들로 차려지는 산해진미나 때 묻지 않은 자연의 혜택을 가득 안고 살아가는 이곳의 풍요로움, 그리고 자연이 준 선물이자 건강을 찾는 사람들의 안식처인 오랜 역사의 온천들까지 한 겨울의 아키타엔 이것을 찾아 기꺼이 오는 사람들로 언제나 분주하다. 그리고 요즘 또 한가지가 추가되었다. 바로 드라마 ‘아이리스’의 도입부를 장식했던 해외 로케 장면의 첫 촬영지가 바로 아키타였다는 것. 드라마 속에서 비춰졌던 눈 속의 아키타가 직접 그곳에서 보았던 장면들과 오버랩되어 진한 여운을 남겨주고 있다.

아키타의 겨울아이콘

아키타 공항에 내린 뒤 스키를 타기 위해서는 이와테현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고마가다케 방면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곳은 아키타의 대표적인 온천이 밀집한 곳이기도 하고, 아키타의 여러 볼거리들이 모여 있어서 언제나 겨울여행의 중심이 되곤 한다. 사계절 색다른 색의 변화로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타자와 호수를 비롯해 이곳 근처에 있는 타자와코 스키장은 아키타의 대표적인 스키장으로 통한다. 해발 1,186미터에서 시작되는 슬로프를 따라 파우더 설질을 즐기면서 아키타의 겨울 스포츠를 즐겨도 좋다.

이곳 타자와코 스키장의 슬로프와 레스토랑 등에서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이 이루어졌는데, 차창 밖으로 탁 트인 슬로프와 타자와 호수가 보이는 레스토랑에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던 두 주인공의 영상은 고스란히 타자와코 스키장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의 모든 리프트를 가동했을 때 시간당 1,200명을 정상까지 실어 올릴 수 있고, 가장 긴 3킬로미터의 슬로프를 따라 스키의 진수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슬로프에 올라서면 시선 아래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듯한 작은 산들이 커다란 타자와호수를 애워싸듯 포진하고 있는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눈으로 덮여 온통 세상은 흰색으로 치장되었지만 아키타의 상징이기도 한 타자와 호수와 주변의 풍경은 최고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일본에서 가장 깊다는 423미터 수심의 타자와호수. 호수를 비추는 햇빛의 각도에 따라 각기 다른 색감을 연출한다는 황홀한 자연의 경이가 느껴지는 곳이다. 호수 서쪽에 자리하고 있는 ‘타츠코 히메’ 동상은 일본의 대표적인 조각가 ‘후나코시 야스타케’가 제작했다고 한다. 호수변 가까이 물에 잠겨 있는 이 동상은 영원한 아름다움을 간절히 바라다가 결국 호수의 수호신인 용이 되었다는 슬픈 전설을 가지고 있다. 이 동상 앞에서 아이리스의 두 종인공이 서로 포옹하던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20킬로미터에 이르는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는 건 어떨까? 버스안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아키타의 진한 냄새를 맡을 수 있을테니 한 겨울의 차가운 공기가 부담스럽더라도 한 번 도전해볼 만하다. 호수 주변의 허브농장인 ‘허브하트’에서 다양한 허브향을 맡을 수 있고, 허브메뉴와 허브티로 생기를 얻을 수도 있으니 아키타 여행 때 꼭 들러볼 곳들이기도 하다.

역시 온천은 겨울이 제격이다

타자와코 호수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뉴토온천향이 자리하고 있다. 고마가다케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는 뉴토온천향은 고질적인 피부병 치료에 효험이 있다는 온천, 류마티즘이나 관절염 등에 탁월한 온천, 그리고 피부미용에 좋다는 천질의 온천 등이 있어서 일본 전국에서 몰려오는 여행객들로 뉴토온천향은 연중 인기를 얻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인 온천을 꼽으라면 단연 츠루노유 온천이다. 옛날 아키타의 영주가 자신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 이곳 온천을 자주 이용했다는 것 때문에 더욱 유명해졌다. 츠루노유 온천이 1688년부터 온천과 숙박을 했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면 아주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아키타의 대표적인 온천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온천이 더욱 유명한 것은 반경 50미터 이내에 천질이 다른 약 4개의 온천이 샘솟는다는 점이다.

뉴토온천향에는 약 7개 정도의 온천장이 있는데, 각기 천질이 달라서 모두 특색을 가지고 있다. 특히 츠루노유 온천은 석회를 뿌려 놓은 듯 뿌연 천질로 류마티즘, 성인병, 관절염에 효능이 있는 온천이라는 점이고, 인근의 카니바 온천은 투명하며, 또 다른 온천은 암에 좋다는 철분함량이 많은 등 다양한 천질을 경험할 수 있다. 사시사철 아름다움을 간직한 아키타이지만 특히 겨울이 아름다운 건 파우더 설질의 눈과 오랜 역사의 온천들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의 고장

아키타현은 꽤 넓어서 또한 볼거리도 많은데, 특히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다양한 포인트들이 자리하고 있다.

혼슈 최북단의 아오모리현과 아키타현의 접경지역인 시라카미산지에는 대규모 너도밤나무 군락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곳은 세계적으로도 최대의 면적을 자랑하는 자연림 보호구역이기도 하다. 1993년에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자연유산에 등록이 된 곳이기도 한데, 그 면적은 약 1만 7천 헥타르 정도라고 한다.

아키타현의 서쪽, 동해안에는 바다로 돌출된 오가반도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특히 석양이 질 때 낙조가 아름다운 곳이기도 한데, 전설이 깃든 간푸산과 절벽으로 이루어진 절경 등이 1973년 오가국정공원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이곳 오가지역은 아키타에서 유명한 도깨비인 나마하게의 고향으로도 알려져 있다. 매년 2월 나마하게 세도 축제가 열리는 걸 보면 이지역의 오랜 전통이 되어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키타의 문화유산으로 ‘작은 도쿄’라는 애칭이 붙은 가쿠노다테를 빼놓을 수 없다. 아키타의 동쪽에 자리한 작은 도시로 에도시대인 17세기 초부터 도시의 기반이 갖춰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곳이 유명한 것은 많은 무사들의 저택이 가쿠노다테성을 중심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봄이면 벚꽃으로, 여름이면 싱그러운 녹음으로, 가을에는 오색의 단풍으로 모습을 바꾸는 이곳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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