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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향 가득한 이탈리아의 휴양지 ‘소렌토’

이름: 관리자 ㅣ 작성일 : 2007-06-01 오후 3:27:50

티레니아해 앞으로 지중해가 바라다 보이는 이탈리아의 휴양지. 이름만으로도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소렌토에 서면 잔잔한 음악과 레몬향이 귀와 코를 자극한다. 나폴리와 함께 반드시 언급되는 마을 소렌토는 보는 것만으로 마음의 평화가 밀려온다. 그곳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이 있다

글, 사진ㆍ김형철 편집장 ｜ 취재협찬ㆍ투어마케팅코리아(02-732-8302)

나폴리에서 1시간 거리. 북으로는 나폴리만이, 남으로는 살레르노만이 펼쳐져 있는 소렌토 반도의 끝단에 소렌토가 자리하고 있다. 맑고 깨끗한 바다와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자리한 마을, 잔잔한 느낌으로 다가서는 자연 풍경이 이곳 소렌토의 이미지다. 그래서 고대로부터 이곳은 귀족들의 별장지, 혹은 휴양지로 선호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고풍스런 느낌의 집들과 잘 다듬어진 거리, 언제나 싱그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가로수와 공원은 소렌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도 신선한 느낌을 안겨다 준다. 다른 도시들에 비해 문화적 유적들이 없어 보이지만 이곳만이 간직하고 있는 특유의 색깔은 소렌토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문인의 발자취, 시인의 고향 소렌토가 언제 세워진 도시인지에 대한 정확한 문헌은 없지만 그리이스인에 의해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원전 289년, 소렌툼이라는 이름의 휴양지로 로마제국의 통치를 받았다가 그리이스로부터 시렌톤이라는 이름으로 명칭이 변경되는 등 몇 번의 개명이 있었다. 12세기에는 시칠리아 왕국에 편입되기도 했었다. 소렌툼은 ‘시레나의 땅’이라는 의미로 시레나의 노래를 들은 선원들이 아름다운 노래에 도취되어 바다에 빠져 죽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그런데 율리시스가 지중해 모험을 마치고 그의 고향으로 돌아가던 중 시레나의 노래를 듣고 싶어 돛대에 자신의 몸을 묶고 또 병사들이 빠져 죽지 못하도록 밀랍으로 귀를 막게 한 뒤 앞 바다를 지나갔을 만큼 그녀의 노래는 아름답고 매혹적이었다고 한다. 전설의 이야기이지만 그 무대가 되었던 곳이 바로 나폴리와 소렌토 앞바다라고 전해지고 있다. 소렌토는 명성만큼 다양한 볼거리는 없어 보인다. 고대 로마시대의 유적들이 다수 있긴 하지만 시인이었던 타소의 고향이 이곳이라는 점을 빼면 특별히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회자되는 대상이 없는 편이다. 그래도 아름다운 자연은 이곳이 선사하는 최고의 선물이며 기쁨이기도 하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한 시인과 소설가들이 이곳을 찾아 바다를 바라보며 시상에 잠기기도 했고, 그들이 묵어갔던 숙소는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과거의 색채를 간직하고 있다. 좁은 시장 골목의 장터 풍경은 우리의 그것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신선한 해산물과 채소, 과일을 진열한 가판대는 도심 속의 풋풋한 정서를 느끼게 하고, 살가운 사람들의 삶을 느끼게 한다.

깎아지른 단애의 위쪽에 들어선 도시. 작은 항구에는 어디론가 떠나는 작은 어선의 분주함이 보이고, 좁고 작은 비치에는 해수욕을 즐기려는 휴양객들이 가득하다. 그렇게 단애의 위에서 바라다보는 지중해의 풍경은 보는 사람마다 사뭇 느낌이 다른가보다. 단애 위에 자리한 트라몬타노 호텔에 묵었던 괴테나 바이런도 서로 다른 느낌을 가졌을 것이다. 트라몬타노 호텔은 1812년에 세워진 고급호텔로 많은 문인들과 여행객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이 호텔에 서면 지중해의 풍경이 거침없이 펼쳐지는데, 더욱 유명한 것은 바이런, 괴테, 키츠, 셰리, 입센, 롱펠로 등의 문인들이 여기서 묵으며 작품 활동에 도움이 될 특별한 감탄을 했다는 점이다. 바다와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노을, 청명한 하늘과 투명한 바다, 그리고 넓은 시야의 아름다운 풍경이 그들이 영감을 얻는데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돌아오라 소렌토로 소렌토 주변은 오렌지나 레몬, 포도 등의 주산지이기도 하다. 풍부한 일조량과 적당한 바닷바람, 그리고 사람들의 손길로 만들어지는 과일의 풍부한 향을 어디서든 맡을 수 있다. 과일과 더불어 잘 알려진 것이 바로 노래 ‘돌아오라 소렌토로’다.

이 노래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는 약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2년 가뭄으로 고생을 하고 있던 이 지역에 이탈리아 총리가 방문했는데, 그는 트라몬타노 호텔에 묵게 되었다. 당시 소렌토의 시장이자 이 호텔의 주인이었던 트라몬타노는 이 도시에 우체국을 설립해줄 것을 총리에게 부탁하고 그로부터 승낙을 얻어내게 되었다.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자 트라몬타노는 호텔의 직원이자 형제였던 잠바티스타 데 쿠르티스와 에르네스토에게 우체국 설립 약속을 기억하고 지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래를 만들게 했다고 한다. 피아노 연주와 작곡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두 형제에 의해 그때 만들었던 곡이 유명한 ‘돌아오라 소렌토로’였는데, 이 쯤 되다보니 소렌토 시내를 걷다보면 그 음악과 악보가 담긴 엽서, 그리고 소렌토의 아름다운 모습들이 담긴 그림책들을 만나게 된다.

해변을 따라 기차를 타고 소렌토로 향할 때 펼쳐지는 지중해의 탁 트인 풍경이 감동을 주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벌써 마음은 가벼워진다. 소렌토 역 근처에 자리한 타소 광장은 소렌토의 중심이기도 하다. 이곳에 시인이었던 타소의 기념비가 있고, 14세기의 성프란체스코 수도원과 코레알레 박물관을 돌아볼 수 있다. 특히 이곳 박물관에서는 중세시대의 작품인 조각품과 그림, 그리고 다양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어서 반드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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