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ch&f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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돗토리의 매력에 오감을 맡겨도 좋아   
아주 먼 거리도 아니다. 1시간 10분이면 이곳에 발을 디딘다. 낯선 이방인에게도 이곳은 편안함이 먼저 반긴다. 마치 강원도의 내 고향처럼 풋풋한 사랑과 다이센의 청정함이 함께 흐른다. 며칠을 있어보니 돗토리의 매력에 쉽게 빠져들 수밖에 없음을 느낀다. 그곳에 뭐가 있기에!    글, 사진·김형철 편집장｜취재협찬·돗토리현청

돗토리현은 마치 동쪽으로 머리를 둔 푸들강아지가 뛰어가는 모습이다. 꼬리에 요나고 공항이 있고, 몸의 중간쯤에 미사사온천이 있으며, 귀의 자리에 이와이 온천이, 그리고 입의 자리에 와카사정이 자리한 듯 보인다. 귀엽고 작은 푸들의 모습에서 사랑을 느껴서일까! 돗토리현의 곳곳은 언제 보아도 강원도 들녘의 풍성함과 산골마을의 여유, 자연의 품에 가득 안기게 하는  많은 산들처럼 이곳의 풍광이 낯설지가 않다. 정겨운 그 모습에 끌려 돗토리현이 강원도와 손잡고 있는 것이 더욱 애착이 가고 사랑스럽다. 수천 년의 시간동안 소중히 간직해온 돗토리현의 자연, 그리고 그들의 선조들이 남겨놓은 많은 유적들은 수많은 전설과 함께 찾아오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낯설지 않은 겨울의 평화로움도, 봉긋봉긋한 산들도, 그리고 맑은 하늘과 사람들의 모습에서 고향의 느낌을 얻었고, 이 고장의 정서를 읽을 수 있다. 그렇게 이방인에게 돗토리현은 부담없이 다가설 수 있는 존재로 남게 되었다.

오랜 시간은 경이로움을 남겼다   강원도처럼 현의 상당 부분이 산악 지역이다. 그래서 골짜기도 깊고 산세도 험하며 덕분에 빼어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억만 겁의 시간 속에 만들어진 이 수려한 자연이 돗토리현의 보물이기도 하다. 동쪽 끝 즈음에 자리한 우라도메 해안은 그런 풍경이 바다로 이어진 자연의 경이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수많은 시간동안 바닷바람과 파도에 깎이고 다듬어진 그 자태에 그저 시선을 뗄 수가 없다. 모든 면이 바다로 이루어진 섬나라 일본에서 ‘일본의 해안 100선’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는 우라도메 해안은 과연 시간과 바람과 물이 얼마나 수려한 경관을 만들어 내는지 확인하게 한다. 단애절벽과 동굴의 자태, 강인한 생명력으로 바위에 의지한 푸른 소나무들, 그리고 곳곳에 자리한 백사장은 15킬로미터나 이어져 있다. 배를 타고 바다에서 그리고 산책로를 걸으며 깊숙한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수천 년의 시간을 상상해본다. 봄이면 유채꽃이 만발한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유채씨를 싣고 이 근해를 항해하던 선박이 파도에 좌초되었는데, 그 씨가 해안까지 밀려와 꽃을 피우게 되었다고 한다. 흐드러지게 핀 유채꽃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니 분명 이곳은 매력적이다. 맑을 때는 수심 25미터까지도 훤히 들여다 보일만큼 깨끗한 우라도메 해안. 어쩌면 돗토리현의 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경일 것이다. 그런 절경으로 돗토리 사구를 빼놓을 수 없다. 길이 16킬로미터, 폭 2.4킬로미터의 거대한 모래언덕은 화산과 파도, 바람의 삼박자가 이루어 놓은 소중한 선물이기도 하다. 사구에 대한 연구는 돗토리 대학에서 하고 있는데, 이 작은 현이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이유는 3만 년의 시간동안 만들어진 사구에 대한 풍부한 연구와 자료를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힘겹게 올라선 둔덕에서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파라글라이드를 즐기거나 샌드보드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가는 스릴을 좇아 사람들은 사구로 모인다. 몇마리의 낙타가 사막을 횡단하던 모습은 사하라 사막에만 가야 만날 수 있는 건 아니다. 돗토리 사구에서 아프리카의 사막과 이집트의 피라밋을 상상하며 낙타의 등에 올라보도록 한다.
설악산이 강원도의 명산이라면 돗토리의 명산은 다이센이다. 산악불교의 수행장으로 여겨졌던 다이센 역시 돗토리 사람들에는 신과도 같은 존재다. 다이센산은 산악지역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나 다름없다. 고찰과 스키장, 목장과 수려한 경관, 그리고 화산이 만들어 놓은 삭막함과 독특한 모습들이 1,709미터의 이곳에 몽땅 녹아있는 듯하다. 후지산의 모습처럼.

빼놓을 수 없는 온천여행   유난히 온천이 많은 일본에서 돗토리도 예외는 아니다. 동쪽의 이와이 온천에서 시작해 돗토리 온천, 요시오카 온천, 시카노 온천, 도고온천, 하와이 온천, 미사사 온천, 세키가네 온천 그리고 가이케 온천에 이르기까지 현의 전역에 수많은 온천 지대가 자리하고 있다.
돗토리현에서 그래도 가장 많이 알려진 온천 몇 군데를 꼽으라면 미사사와 가이케 온천을 꼽는다. 각기 효능도 다르고 온천수의 성분이 다르기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칭찬 역시 제각각이다. 구라요시에서 자동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미사사 온천은 미토쿠강에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가와라 노천탕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산인 지방의 대표적인 온천으로 라듐의 향유량이 높아서 병을 치료하는 효과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 요나고에 있는 가이케 온천은 1900년에 바다에서 원천이 발견되면서 유명해졌는데 미네랄이 풍부해 미용과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부채꼴 모양의 해변이 인상적인 이곳은 여름이면 해수욕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한다. 거의 모든 온천은 류머티즘, 신경통, 만성피부병, 부인병 등의 치료에 효과를 주는 성분들을 함유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일본에서 온천여관에 묵을 때는 세 번 이상 온천을 즐겨야 한다는 말이 있다. 아마도 그 정도 횟수의 온천을 즐겨야 온천의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리라. 이와이 온천의 아카시야 온천(www.a kashiya.to)은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온천이지만 아기자기한 정원의 노천탕과 개인온천탕, 그리고 몇몇 객실에는 개인전용 노천탕이 붙어 있어서 특별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하와이 온천의 보코로 온천호텔(www.bokoro.com)에서는 호수 위에 온천탕을 만들어 놓아 독특한데다 옥상에는 노천 족욕장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아침에는 이곳에 앉아 호수건너에서 떠오르는 일출의 장관을 감상하곤 한다. 가이케 온천의 쯔루야 온천호텔(www.kaiketuruya .co.jp)은 8층에는 개별 욕탕이 만들어져 있어서 멀리 다이센의 장관을 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이곳 사장은 그림에도 조예가 깊어서 그가 직접 그린 그림들은 모아 작은 갤러리에 전시하곤 한다.
온천하면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깨끗한 자연 속에서 얻어진 채소와 고기, 그리고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신선한 생선들로 맛깔스럽게 차려진 음식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일본 음식 특유의 미적 감각과 색깔의 조화, 그리고 깔끔한 상차림은 그저 보고만 있어도 눈을 즐겁게 한다.

삶의 방식이 돋보이는 야요이 유적   약 2,200년 전부터 1,700년 전 사이에 존재했던 야요이 문화는 일본 전역에서 발굴되곤 하지만 가장 규모가 크고 풍부한 양의 유물이 출토된 곳으로 돗토리현을 꼽는다. 이곳에는 아오야 가미지치유적 뿐만 아니라 요나고 공항에서 가까운 무키반다유적 등은 야요이 시대의 사람들이 어떤 문화 속에서 생활했는지를 보여준다. 지금도 계속 발굴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이 유적 중에서 아오야 가미지치 유적은 호수가 존재했던 저지대를 생활기반으로 했고, 무키반다 유적은 산의 능선을 따라 존재했었다는 위치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 출토된 대부분의 유물들은 목재와 철기 등 다양한데, 비교적 정교한 문양과 조각술에 비추어 발달된 생활문화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들은 바다라는 환경적인 요인을 활용해 활발한 교역을 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땅 속에서 그 자태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배 유적이 이를 짐작케 한다. 또한 조개껍질이 무더기로 발견된 점에 비추어 당시 야요이 시대의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농업, 어업에 걸쳐 비교적 발달된 문명을 향유하고 있었던 사람들은 땅에 구멍을 파고 그곳에 기둥을 세워 집을 짓고 살았던 점도 발달된 건축술을 엿보게 한다. 물건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는 물론, 땅을 약간 파서 그곳에 지붕을 만들어 추위와 더위를 이겨냈던 생활의 지혜가 속속들이 들어나고 있다.

여유를 가지면 감칠맛 나는 돗토리를 느낄 수 있다   요나고시와 이웃한 사카이미나토시는 예부터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왔던 사람들의 활기가 느껴지는 곳이다. 싱싱한 생선들은 곧바로 포장되어 전국으로 배송되고 더불어 식탁에 오를 수산물도 구입하는 어판장에 바다사람들의 강인한 생활의욕이 느껴지곤 한다.
사카이미나토시에는 만화주인공을 테마로 한 미즈기시게루로드가 자리하고 있다. 돗토리현 출신의 만화작가 ‘미즈기시게루 씨’의 작품인 ‘게게게의 기타로’에 등장하는 귀여운 요괴들을 테마로 거리를 꾸미고 있다. 일본에서 요괴는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존재로 여겨지고 있는데,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수많은 요괴의 동상들이 거리를 따라 전시되고 있다. 이곳의 상가들도 요괴를 테마로 한 상품들을 선보일 뿐만 아니라 베이커리숍의 빵들 역시 요괴의 모습을 하고 있어 이색적이다. 기념관에 들러 그의 일대기와 작품의 세계를 돌아보면 일본사람들이 요괴의 존재를 무서워하지 않고 함께 즐긴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쿠라요시에서는 에도시대부터 메이지시대에 이르기까지 지어진 흰색의 창고인 일명 ‘시라카베도조’군을 만나게 된다. 주로 빚은 술을 저장하는 창고로 사용되었었는데, 지금 이곳에는 다양한 공방과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회반죽의 흰벽과 불에 태운 나무판을 벽에 붙여 지은 독특한 양식도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 시라카베도조군과 이웃한 붉은 벽돌의 ‘아카가와라’는 외부의 모습은 그대로 살린 뒤 1호관부터 8호관까지 개성적인 숍들이 자리하고 있어서 전통적인 거리의 모습이 잘 보존된 이 지역의 문화를 느끼게 한다. 개성적인 문화를 볼 수 있는 돗토리현의 한 곳으로 와지공방을 빼놓을 수 없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 내는 종이인 와지는 아오야에서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소규모로 와지를 만드는 약 20여 곳의 공방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중 10곳은 기계로 대량생산을 하고 있으나 그 외는 수작업으로 와지를 만들고 있어 그 품질은 일본 전역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와지는 서예용뿐만 아니라 전등의 갓, 공예품, 실내 인테리어 등에도 사용되고 있어 옛 것이 주는 풍요와 고급스러움이 그대로 배어나고 있다.
13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산불사(산부쓰지)의 나게이레도 불당에 대한 궁금증은 가시지 않지만 사람의 접근이 힘든 절벽에 어떻게 건축했는지 신비롭기만 하고, 가장 일본스럽지 않은 돗토리시의 진푸가쿠는 옛 돗토리 번주의 영향력을 느끼게 하는 그의 별장으로 르네상스식 건축양식을 띠고 있다. 주변의 동양적인 모습 속에 서양식의 흰색 건축물이 자리하고 있으니 더욱 돋보이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그곳에 있으면 언제든지 오감이 즐겁다. 맛보는 즐거움, 보는 즐거움, 듣는 즐거움, 느끼는 즐거움, 그리고 맡아보는 즐거움이 강원도를 닮은 돗토리를 더욱 가깝게 느끼게 한다. 이곳의 매력은 언제나 오감을 사로잡는다. 
자세한 문의 돗토리현 81-857-26-7221
kanko.pref.tottori.jp/korea, tottori.japanp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