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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에 내린 봄햇살을 느끼며

이름: 관리자 ㅣ 작성일 : 2008-03-06 오전 11:31:26

鳥取の溫泉

온천에 내린 봄햇살을 느끼며

온천탕의 문을 열자 화끈거리는 열기가 온몸을 휘감는다. 수증기 가득한 그곳에서 발을 담그면 뼛속까지 느껴지는 따끈거림을 참아야 한다. 그리고 나면 이내 편안해진다. 온몸으로 전해지는 온천의 열기. 몸은 벌써 편안함을 찾아 온천수와 하나가 된다.

글, 사진ㆍ김형철 편집장｜취재협찬ㆍ돗토리현 81-857-26-7221 kanko.pref.tottori.jp/korea, tottori.japanpr.com

아마도 가장 많이 여행한 곳이 일본이리라. 가깝다는 지리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유난히 일본에 대한 취재기회가 많았던 점은 수많은 일본의 온천을 접할 수 있게 해 주었다. 하지만, 이러저러 하다보니 온천에 몸도 담가보지 못하고 돌아왔던 기억이 수없이 많다. 일본으로 여행을 떠날 때마다 이번만큼은 온천을 즐겨보리라 다짐하지만 여행이 끝나고 비행기 트랩을 오를 때면 여전히 온천은 물 건너가고 말았던 기억으로 여행을 정리해야 했다. 일본이라는 땅덩어리가 온천의 한가운데 있다고 보아도 좋을 만큼 수많은 온천이 즐비한데, 특히 돗토리현에서 만큼은 꽤나 많은 온천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온천마을의 소박한 모습도, 흰색 수증기가 뿜어져 올라오는 온천향의 풍경도, 개천에 만들어진 작은 노천 온천도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었다. 산 속 마을의 풋풋한 정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듯한 모습도 사랑스럽지만 강원도를 닮은 이곳에서 그렇게 많은 온천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어쩌면 행운이리라. 각각 다른 얼굴로, 다른 향으로, 그리고 다른 성분으로 만나는 이곳의 온천에서 마치 ‘온천의 박물관’이라 이름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리고 그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온천과 내가 하나가 되어 건강을 지킨다 돗토리현의 곳곳에 자리한 온천은 나름대로 명성을 가지고 있다. 이와이 온천, 하와이 온천, 도고 온천, 미사사 온천, 하마무라 온천, 가이케 온천 등 10여 개가 넘는 온천들은 각기 특유의 성분을 가지고 있는 덕택에 치료목적으로 찾아오는 여행객들로 언제나 돗토리현의 온천마을은 활기차다. 피부 속, 뼈 속까지 톡 쏘는 듯한 느낌의 강한 온기는 경직된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도록 하며, 무엇보다도 마음을 편안히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기에 자연히 건강이 좋아지리라 믿어진다. 가장 편안하고 원래의 상태로 몸을 되돌려주는 온천수의 조건이 있었기에 일본 국내에서도 알아주는 온천이 되지 않았을까!

여러 온천들 중에서도 돗토리현이 자랑하는 온천을 꼽으라면 단연 미사사 온천과 가이케 온천이다. 일본 전통의 온천 마을이 갖는 풍요로움과 산골마을의 아늑함이 배어나는 미사사 온천은 산인지방의 대표적인 온천으로 세계적으로 풍부한 양의 라듐이 함유되어 있는 온천이기도 하다. 이는 치료에 더 큰 효과가 있는데, 마을의 한 가운데로 흐르는 미토쿠강의 미사사 다리 한 쪽에는 누구든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가와라 노천탕이 있어서 보는 즐거움(?)까지 덤으로 얻는다. 세계에서도 보기 드물게 라듐성분이 많은 미사사 온천은 라듐이 붕괴되면서 가스 상태의 라돈이라는 원소로 공기 중에 퍼지게 되는데 이 라돈의 방사선은 피부를 통과하기가 힘든 성질을 갖고 있어서 호흡에 의해 체내로 흡수되게 된다. 그러면 폐를 통해 혈액으로 녹아 들어가고 전신에 퍼짐으로써 세포를 자극하는 것이다. 이렇게 자극을 받은 세포는 활성화되어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몸의 대사가 활발히 진행되는데, 이를 통해 면역력을 키우고 자연적으로 치료효과를 높이게 되는 것이다. 활성산소를 제거함으로써 노화를 방지하고 생활 속에서 얻게 되는 각종 질병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것이 미사사 온천을 유명하게 만든 이유가 되고 있다.

가이케 온천은 바다에서 온천수가 솟아나는데 이를 이용한 온천이기도 하다. 1900년대 초에 한 어부가 바다에서 온천이 솟는 것을 발견한 뒤 유명해져서 이곳이 온천타운을 형성하게 되었단다. 멀리 다이센이 바라다 보이는 천혜의 경치 속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가이케 온천은 돗토리현의 관문인 요나고 공항과 아주 가까워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온천이기도 하다. 한편, 미사사 온천은 흰색의 늑대를 도와 준 무사에게 보살이 맑고 깨끗한 온천의 샘솟는 자리를 알려주었다는 전설 속의 온천이기도 하다. 평균 섭씨 52도를 유지하기에 따갑지만 참을만하며 기분 좋은 온천욕을 즐기게 된다. 돗토리현의 온천들은 보통 섭씨 45도에서 섭씨 72도 사이의 수온을 유지하고 있다.

돗토리현의 대표적인 온천호텔 세 곳 봄햇살의 따스함을 받아 새록새록 돋아나기 시작한 새싹들이 온천지를 상쾌하게 만든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 주는 신비로움은 온천이 주는 여유나 새로움처럼 사람들을 기분좋게 한다. 13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이와이 온천은 일본의 환경청으로부터 국민 휴양온천지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다. 평균온도 섭씨 47도를 유지하며, 칼슘과 나트륨이 많은 유산염천이자 피부병, 신경통, 류마티즘에도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마을을 지나는 좁은 도로에 이웃한 아카시야(明石家, www.akashiya.to)온천여관은 일본 전통양식을 띤 작은 규모의 온천으로 소박한 느낌의 현관을 들어서자 차분

한 분위기의 실내가 인상적이다. 객실에서 연결된 정원을 지나면 작은 노천 온천으로 연결되고, 어떤 객실에는 별도의 개인용 온천이 달려 있어서 프라이버시가 확실하게 보장되기도 한다. 일본 전통의 정원 풍경이 오밀조밀하게 잘 가꾸어진 온천내의 정원은 작지만 산책과 쉼의 공간으로도 딱 어울리는 모습이다.

유리하마정은 도고 온천과 하와이 온천이 있어서 유명한 곳으로 넓은 도고호수를 끼고 온천이 발달해 있다. 농촌 들녘의 풍요로움과 병풍처럼 자리한 높은 산들로부터 포근하게 깜싸듯 자리한 도고호수와 마을들. 이곳에 자리한 온천은 현대적인 시설들로 휴양객을 맞이하고 있다. 도고호수의 서쪽에는 하와이 온천이 자리하고 있는데, 마치 호수위에 떠있는 듯한 모습이다. 그중의 한 곳이 보코로(望湖樓, www.bokoro.com) 온천 호텔이다. 온천탕은 호텔과 달리 별도의 건물에 마련되어 있는데, 호수에 기둥을 박고 그 위에 집을 지어 전체를 온천탕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옥상으로 올라가면 족욕을 할 수 있도록 시설도 준비되어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꽤 장관을 이루고 있어 새벽마다 일출을 보며 족욕을 하려는 손님들이 즐겨 찾곤 한다.

요나고시의 가이케 온천에는 특별히 한국 손님들에게 호의적인 쯔루야 온천호텔(www.kaiketuruya.co.jp)이 있다. 예술에 조예가 갚은 사장을 비롯해 가족 전체가 예술적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호텔의 곳곳에서 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유일하게 호텔에 작은 갤러리를 마련하고 있는 곳이기도 한데, 지하에 자리한 온천탕은 평균 섭씨 66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나트륨과 칼슘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피부병이나 부인병, 류마티스, 허약체질 등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온천으로 알려져 있다. 돗토리의 명산이자 요나고의 자랑이기도 한 다이센을 객실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전망도 일품이지만 다이센 뒤로 떠오르는 일출광경은 쯔루야 호텔에 묵는 이유이기도 하다.

온천을 즐기고 나면 신체의 리듬이 이완되어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더불어 생각나는 것이 음식인데, 특히 돗토리현은 바다를 접하고 있어서 다양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사카이미나토항구나 돗토리항구를 통해서 들어오는 각종 해산물은 전국적으로 배송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느 온천호텔에서 묵더라도 돗토리현의 바다 맛을 그대로 음미할 수 있다. 맛깔스럽게 차려지는 일식의 아름다운 상차림은 가히 눈으로 음식을 먹는다는 표현이 맞을 만큼 시각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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