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패스 :: 1등 글로벌 호텔예약

아키타 사케 이야기

이름: 관리자 ㅣ 작성일 : 2008-07-07 오전 11:02:29

아키타 사케 이야기

‘물이 좋다’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여러모로 좋은 표현이다. 퐁퐁 솟는 달콤한

샘물은 갈증을 풀어주고, 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은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그 맑디맑은 물이 단순한 물이 아닌 무언가로 재탄생 되었을 때는 더한 기쁨으로

다가온다. 아키타의 맛있는 물이 한잔의 사케로 돌아온 것처럼 말이다.

글 한미영 기자 | 사진 박진희 기자 | 취재협찬 아키타현 한국 코디네이터사무소 02-3473-5822

일본 출장을 떠나기 전 가슴을 설레게 하는 두 가지가 있다. 따끈한 온천 그리고 환상적인 미각과 함께하는 사케 한잔. 술에 취한다기 보다 다만 한잔의 분위기에 취하는 것이 즐거워서다. 술을 정말 잘한다면 역시 ‘삼겹살에 소주’’라고 말하겠지만 소주 석 잔이면 누울 자리를 찾아 헤매는 실정이다 보니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순한 주종을 선호한다. 그중에서도 맥주처럼 배부르지 않고 소주나 위스키처럼 독하지도 않은 사케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부드러운 목 넘김과 달콤한 맛이 연이어 다음 잔을 부르기 때문이다.

사케의 고장 아키타

아키타의 사케가 맛이 좋은 이유는 아키타 현지의 좋은 쌀과 풍부한 물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양식으로 이용하고도 남은 양질의 쌀과 쉼 없이 솟아나는 샘물을 이용해 술을 담그면 눈이 펑펑 내려 나갈 곳이 없는 겨울에 그 맛 좋은 술을 마시지 않고 배길 수 없다. 이렇게 사케를 담그는 기술은 전문화 되어 대를 이어가며 사케를 생산해내는 양조장도 있다. 아키타현의 무사 마을 가쿠노다테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아마노토 역시 5대째 사케를 생산하고 있다.

1917년에 창업해 현재까지 전통을 이어오며 일본 전국 사케 품평회에서 수 차례 수상을 했다. 이곳의 특징은 자연 용천 샘을 가지고 있는 것인데 양조장에 샘까지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물은 사케를 담그기 좋은 단물로 철분이 들어있지 않고 맛은 약간 밍밍한 편이다. 200여 년 전의 기행문에 이 샘물에 대한 기록이 전해진다 하니 사케를 만들기에 최고의 수질임은 이미 증명된 셈이다. 명수는 계약 재배된 6종류의 아키타 쌀을 만나 명품 사케로 재탄생 한다.

이 양조장의 제조량은 대병으로 10만 병 정도인데 사실 아키타 지역에서 생산량이 적기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 품질은 톱 클래스여서 생산량은 적지만 품질 좋은 프리미엄 사케로 구분된다. 현재는 미국, 캐나다, 덴마크 등에서 아마노토 우마시네, 다이긴조 아마노토, 하쿠은유유 같은 사케가 판매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만날 수 있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사전 신청을 통해 사케 양조장 견학을 할 수 있는데 사케 제조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보합률에 따라 정미한 쌀을 와가마라는 커다란 찜통에 증기로 찐 후 뜨거운 밥에 찬 공기를 불어 넣어 적당한 온도로 식힌다. 그리고 커다란 저장 탱크에 옮겨 효모를 넣고 발효시킨다. 자연 발효되면서 뜨거워진 술을 식혀 저장 탱크에 옮겨 담으면 생산 과정은 끝. 그리고 효모가 죽지 않은 상태에서 발효를 멈추도록 하는 생주와 열처리를 통해 효모가 더 이상 발효하지 않도록 해 완성된 사케를 병에 담는다. 조금은 길고 지루한 과정이기는 하지만 잘 익은 사케를 기다리는 것 또한 달콤한 시간이 될 듯하다.

다이긴조와 준마이 사이

일본 청주 즉 사케를 마시기 전에 수많은 사케 리스트에서 어느 것을 골라야 할지 고민을 할 때가 많다. 그 고민을 단순화 시켜주는 것이 바로 사케의 등급이다. 구분을 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쌀을 얼마나 깎아 사용하느냐 하는 정미보합율이다. 쌀을 70퍼센트 정도 남기고 깎으면 준마이(純米), 50퍼센트 이상 깎아내 순수한 쌀 알갱이만 남기면 다이긴조(大吟釀)다. 쌀을 많이 깎아낼수록 깨끗하고 섬세한 맛이 난다. 준마이는 순수 쌀만 이용해 발효시키고 알코올을 첨가하지 않는 반면, 혼죠조는 알코올을 혼합해 조금 더 강한 술 맛을 낸다. 다이긴조 역시 혼죠조의 일종이라고 보면 된다. 정미 보합율 38퍼센트까지 깎아낸 것이 가장 순수한 쌀인데 이것을 이용한 다이긴조는 향을 만들기 위해 발효 과정에 알코올을 섞는다. 이중 조금 특이한 것이 준마이 다이긴조. 알코올을 섞지 않은 준마이인데 정미율이 다이긴조 만큼이나 좋다. 그 맛은 순수하면서도 알코올의 향이 살짝 도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각 등급에 따라 양조 방법과 맛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 등급이 좋다고 하기 보다는 취향에 따라 골라 마시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해, 아키타에서 만난 최고의 사케는 불투명한 작은 병에 담긴 유메코마치였다. 한 잔 마시고 보니 이게 술인지 물인지 헷갈린다. 그래서 한 잔을 더 마시니 물에 술 탄 듯, 술에 물 탄 듯 한데 달큰한 맛이 혀끝을 감싸고 돈다. 술술 넘어가는 유메코마치를 한 잔 두 잔 비우고 나니 달콤한 꿈이 자꾸만 끌어 당긴다. 니혼슈 베스트 10에 들어갈 정도로 순수한 맛을 자랑하는 다이긴조급 아마노토 우마시네(Heaven’s Door)나 정미보합율 38퍼센트를 자랑하는 준마이 다이긴조급 하쿠은유유(白雲悠, Time of Reflection)도 괜찮은 선택이다.

부채 끝의 사랑스런 샘

아마노토의 사케는 반드시 아키타 쌀과 아키타의 물을 이용한다. 벼가 먹고 자란 물과 같은 물로 술을 담가 쌀을 키워준 물로 돌려보내는 의미라고 한다. 아키타의 물이 그만큼 맑고 좋지 못했다면 아마 술을 빚을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 지역의 물이 맑고 좋다는 또 다른 증거가 바로 로쿠고라는 작은 샘 마을이다. 60여 개의 샘이 일년 내내 퐁퐁 솟는 이 마을은 전체의 모습을 내려다 보면 오오 산맥 아래로 부채꼴의 평야 끝에 샘물이 솟아오른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지금도 지하수와 함께 용천수를 생활수로 이용하고 있다.

마을 입구의 오다이도코로는 아키타 2대 번주가 식수로 사용했을 정도로 수질이 좋다. 지금도 마을 주민들은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다가 목이 마르면 곳곳의 샘으로 가서 물을 떠 마신다. 봄이면 등나무 꽃이 예쁘게 피는 후지시미즈 주변에는 작은 숲이 조성되어 있다. ‘숲에서 온 물’이라는 뜻의 니테코 시미즈는 큰 나무와 그 그늘 아래서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이 지역의 독특한 음료인 니테코 사이다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지금도 니테코 샘물을 이용해 사이다를 생산하는데 아키타 근처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맛이다.

이곳 사람들은 하수도가 샘물을 오염시키는 것이 염려되어 특별한 하수도를 설치하기도 하고, 샘이 마르는 것을 방지하지 위해 지하에 인공샘을 만들어 수량을 유지하고 있다. 샘으로 나와서는 물을 마시거나 채소만 살짝 씻는 정도로 이용한다. 이렇게 맑은 물을 보호하고픈 예쁜 마음이 더욱 맛 좋은 아키타 사케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아, 고요한 여름밤 달콤한 사케가 자꾸만 유혹한다.

박스

Accommodation 가쿠노다테 다마치부케야시키 호텔

달콤한 사케 한잔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곳이 바로 고요한 무사 마을 가쿠노다테다. 관광객이 몰려드는 낮 시간대가 지나면 고즈넉한 매력을 발산하는 이곳에 나무를 이용해 만든 무사의 저택을 모티브로 한 호텔, 다마치부케야시키가 있다. ‘작은 교토’라 불릴 만큼 운치 있는 마을 분위기와 잘 어울리며, 양실과 화실 스타일의 객실이 총 12개있다. 가이세키 스타일로 준비되는 저녁 식사에 사케 한잔을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호텔이지만 전통 료칸의 분위기와 서비스를 만끽할 수 있고, 멀지 않은 곳에 온천과 이자카야가 있으니 편안한 휴식과 별미를 찾기에도 그만이다.

홈페이지 www.bukeyashiki.jp 문의 02-3473-5822

채용문의

고객 건의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