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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느끼다. 마카오를 만나다.

이름: 관리자 ㅣ 작성일 : 2009-05-15 오후 6:23:33

걷다. 느끼다. 마카오를 만나다.

무엇을 해도 좋은 것이 여행이라지만, 이 도시 마카오는 당신에게 그냥 내 안을 한 번 걸어보라고 말한다. 야누스의 얼굴처럼 낮과 밤의 분위기가 다른 거리들을 걷다보면 당신은 나를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속삭인다.

글, 사진 김영리 기자 02-778-4402 www.macao.or.kr

밤에는 한 순간 나를 갑부로 만들어 줄지도 모를 카지노와 눈부시게 화려한 야경이 호사스럽고 낮에는 역사 깊은 세계 문화유산들로 즐겁다. 이 도시에 가면 낮에도 밤에도 그저 걸어보자. 고백하건데,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음식을 억지로 먹어야 하는 것만큼이나 걷기를 싫어하는 나조차도 이 도시를 걷는 일은 참 즐거웠다.

마카오의 심장을 만나다 카지노와 화려한 야경, 번쩍번쩍한 고급 호텔들로 워낙 유명한 도시긴 하지만 마카오의 자랑은 이것만이 아니다. 450여 년 동안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아온 탓에 중국 문화와 포르투갈 문화가 합쳐진 독특한 문화유산들이 마카오 시내 전체에 분포되어 있기 때문.

2005년 7월에 총 25곳이 ‘마카오 유적지’라는 이름으로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되었는데, 가장 중요한 문화유산이자 마카오의 첫 번째 랜드마크는 세인트폴 성당이다. 1602년에 세워진 이 성당은 200여 년간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오다 1835년, 화마의 공격으로 지붕 서까래가 내려앉으면서 성당 앞면의 파사드만 남게 되었다. 무너진 이후에는 파사드 뒤의 공터를 공동묘지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현재는 성당 지하 납골당에 유골들을 안치한 채 공동묘지로 사용했다는 흔적만 남겨놓았다. 성당 옆으로 남아 있는 신학교와 기숙사 터를 따라 언덕을 오르면 몬테 요새를 만날 수 있다. 몬테 요새는 네덜란드 함대가 마카오를 공격하던 1622년 마카오에게 승리를 가져다준 중요한 요새인데, 현재는 마카오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마카오의 또 다른 유명한 문화유산은 시정자치국이 들어선 마카오의 중심지, 새나도 광장이다. 포르투갈인들이 마카오를 중국으로 반환할 때 자국에서 가져온 돌을 깔아 만든 물결무늬의 모자이크 노면이 독특한 이 광장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곳이다. 광장 주변으로 유럽 양식의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으며 분수와 벤치, 카페 등이 많아 만남의 장소나 휴식 공간으로 많이 이용된다. 새나도 광장을 찾을 때는 세인트폴 성당을 먼저 들리는 것이 좋다. 성당에서 광장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데, 이 길목에 마카오의 유명한 육포 가게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넉넉한 인심을 자랑하기 때문에 가장 흔한 소고기 육포부터 마늘 맛 육포, 매운 육포, 돼지고기 육포 등 마카오만의 특별한 육포를 무료로 맛볼 수 있다.

따뜻한 햇살, 느리게 걷기 제 아무리 즐거운 여행일지라도 오래 걷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다. 그럴 때는 이곳에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마카오에 살았던 포르투갈의 국민 시인 카모에스를 기려 만든 카모에스 공원에 들리면 산책을 나오거나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즐기고 운동을 하는 마카오 시민들을 만날 수 있다. 약간의 휴식을 취했다면 이번엔 마카오의 지명이 유래된 아마 사원으로 가보자. 이 사원은 약 600여 년 전에 세워진 , 항해의 여신 아마를 기리는 사원이다. 처음 포르투갈 사람들이 이곳에 도착해 지명을 물었을 때, 사원의 이름을 묻는 줄 알았던 마카오 사람들은 당시 사원의 이름인 ‘아마가오’를 알려주었고 여기서 마카오의 지명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화려함 그 자체, 야경 즐기기 마카오 시내를 한 눈에 보고 싶다면 마카오 타워만한 곳이 없다. 이 타워의 높이는 338미터인데, 233미터 높이에 전망대가 자리 잡고 있다. 저녁에는 화려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데 곳곳을 유리로 만들어놓아 짜릿한 스릴감도 더했다. 마카오 타워가 유명한 이유는 또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높은 번지점프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뛸 수 없을 것 같은 높이지만 주말에는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마카오 타워도 좋지만 밤에는 누가 뭐래도 휘황찬란한 조명들이 눈을 호사스럽게 하는 밤거리를 거닐어야 한다. 밤을 즐기기에 좋은 곳 중 하나는 마카오의 대부호 스탠리호가 세운 테마파크, 피셔맨스 워프다. 로마의 콜로세움이나 티벳의 포탈리궁 등 전 세계의 유명 건축물들을 축소해서 거리를 조성했는데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하고 사람들을 반긴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나 레스토랑, 노천카페 등이 밀집해 있어 여행 중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기에도 좋다. 하지만 진정한 마카오의 밤거리를 즐기기 위해서는 누가 뭐래도 마카오의 카지노들과 휘황찬란한 야경이 눈을 호사스럽게 하는 호텔가를 거닐어야 한다. 호텔마다 크고 작은 카지노들이 설치되어 있어 온갖 종류의 겜블을 즐길 수 있다.

단, 카지노 주변에 있는 즐비한 귀금속점에 내가 차고 온 시계마저 팔아 겜블을 즐기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조심하자. 마카오의 호텔 중 가장 유명한 호텔 중 하나인 베네치안 호텔을 찾으면 베네치안의 그것과 꼭 닮은 건물들과 산마르코 광장의 높은 시계탑이 반긴다. 호텔 내부에도 베니스의 랜드마크인 수로와 거리들이 재현되어 있으며 뱃사공들이 운전하는 곤돌라를 타고 둘러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가끔 기분 좋은 뱃사공들이 불러주는 노래를 듣는 기회도 얻을 수도 있다. 베네치안 호텔은 바로 옆에 위치한 최고급 호텔 포시즌스와 연결되어 있는데 전 세계의 모든 명품 브랜드숍이 밀집해 있으므로 잠시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된 듯한 기분으로 고급스러운 상점가를 거닐어 보아도 좋을 것이다. 마카오 내에서 가장 비싼 호텔이라고 알려진 윈 호텔도 화려한 야경을 자랑하는데, 이 호텔 앞에 설치된 분수대에서 매시 15분과 30분, 45분에 열리는 분수쇼도 볼만하다.

마카오에서 만나는 포르투갈 음식

마카오는 포르투갈의 오랜 식민 지배를 받았던 탓에 도시 곳곳에 포르투갈의 문화가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데, 특히 포르투갈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많다. 아마 사원 근처에는 레스토랑 리토랄이 유명하며, 특히 타이파 빌리지 주변에 유명한 레스토랑들이 많다. 드라마 궁에 나와서 유명해진 안토니오 아저씨의 레스토랑도 이곳에 위치하니 찾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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